오버워치 e스포츠 글로벌 디렉터인 네이트 낸저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오버워치 리그 기자 간담회를 통해 향후 대회 진행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에 알려진 것이나 관계자들이 추측했던 것 이상의 새로운 소식은 없었고, 지역연고제가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했다. 지역연고제를 위해 지자체와 상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네이트 낸저는 "현재는 각 지역의 스포츠 구단주나 게임단주, 단체들에게 오버워치 리그를 소개하고 있는 단계"라고만 말했다.
홈 경기장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OGN 상암 e스타디움이나 넥슨 아레나 같은 기존 경기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추후 팀 오너와 상의할 부분"이라고 답할 뿐이었다. 오버워치 리그가 빠르게는 7월, 늦게는 10월 안에 시작될 계획인 것을 감안한다면 지역연고제 실현 과정은 다소 촉박해 보인다.
가장 문제가 될 만한 것은 '팀 오너'와 선수 선발에 관한 부분이다. 오버워치 리그의 팀 오너는 각 지역을 대표할 팀이나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데, 이 팀 오너가 되기 위해서는 자본이 들어가야 한다. 팀 오너가 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네이트 낸저는 "가격이 있고, 그런 부분이 팀 오너와 얘기해야 할 부분이다. 많은 기업과 단체들과 기밀 유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을 말하긴 어렵다"며 "기업이 지불하고 팀을 구매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블리자드 측은 팀 오너가 될 수 있는 조건의 금액이 얼마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국내 팀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미 "10억~30억 정도 규모일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 돌고 있다. 현재 변변한 후원사조차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팀들로써는 결코 지불할 수 없는 거액인 것. 결국 자본 능력이 있는 기업들이 오버워치 리그에 투자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라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오버워치 게임단 관계자들은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선수들을 빼앗겨 팀이 깨지는 것을 물론 한국 오버워치 e스포츠의 기본 인프라를 마련한 자신들은 지역연고제 시스템에서 배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트 낸저가 "팀 오너는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고, 블리자드는 이를 지원할 것"이라 말했는데, 자본 투자로 팀 오너가 정해질 경우 기존 팀들은 정당한 경쟁을 통해 지역 대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없고, 이로 인해 생기는 수익 역시 배분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팀 오너는 영구적으로 팀을 소유할 수 있고, 리그에서 강등되지 않을 것이라 밝힌 부분도 기존 팀들은 받지 못하는 과도한 혜택이라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와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존 팀들이 반발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네이트 낸저는 "최대한 팀들을 존중하는 방식에서 고려해 진행하겠지만 추이를 봐야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한편, 국내 게임단 관계자들은 24일 블리자드와 오버워치 리그 관련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각 팀 관계자들은 간담회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불합리한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공동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