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데이터에서 찾아 보면 하단 듀오 싸움에서 크게 앞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뱅' 배준식과 '울프' 이재완으로 구성된 SK텔레콤 T1의 하단 듀오는 1세트에서 배준식이 4킬 노데스 9어시스트, 이재완이 3데스 12어시스트를 달성하면서 거의 대부분의 전투에 합류하며 공을 세웠다.
패했던 2세트에서도 배준식이 2킬 2데스 2어시스트, 이재완이 3데스 8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하단 듀오는 제 몫을 해줬고 3세트에서는 배준식이 8킬 4데스 24어시스트, 이재완이 4킬 5데스 26 어시스트를 달성했다.
반대로 kt 롤스터의 '데프트' 김혁규, '마타' 조세형 듀오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1세트에서 김혁규의 케이틀린은 2데스 5어시스트로 킬을 기록하지 못했고 조세형의 쓰레쉬는 1킬 4데스 7어시스트를 달성했다. 승리한 2세트에서는 김혁규의 애쉬가 1킬 1데스 12어시스트, 조세형의 카르마가 2데스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세트에서는 팀이 24킬을 내는 동안 김혁규가 3킬에 그치면서 11데스를 기록했으며 조세형 또한 1킬 11데스 11어시스트에 그쳤다.
단순히 킬, 데스, 어시스트 수치만 뒤처진 것이 아니다. 챔피언에게 가한 피해량 부문에서도 kt의 하단 듀오는 SK텔레콤의 하단 듀오에게 확실하게 뒤처졌다. 1세트에서 SK텔레콤의 이즈리얼, 카르마 조합이 42,000(33,000/9,900)의 데미지를 입힌 반면 kt의 케이틀린, 쓰레쉬는 27,500(24,000/3,500)에 머물렀다.
kt가 승리한 2세트에서도 SK텔레콤의 이즈리얼, 나미가 33,000(25,000/5,200의 데미지를 kt의 챔피언들에게 입혔지만 kt의 애쉬와 카르마 조합은 27,400(19,000/8,400)으로 오히려 데미지 값이 적게 나왔다.
3세트에서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SK텔레콤의 진과 탐 켄치가 71,800(59,000/12,800)의 피해를 kt의 챔피언들에게 준 반면 kt의 애쉬와 브라움 조합은 43,200(35,500/7,700)에 그치면서 3만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와 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은 kt가 밴픽 과정에서 김혁규에게 너무나도 안정적인 챔피언을 쥐어준 것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스프링 스플릿 초창기에 바루스와 진, 애쉬가 원거리 딜러 톱 3로 꼽히긴 했지만 최근에 애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라인전에서도 큰 이득을 챙기기 어렵고 마법의 수정화살이 가지고 있는 변수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를 모를 리 없는 kt이지만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김혁규에게 두 차례나 애쉬를 쥐어줬고 한 번은 중후반이 되어야만 힘을 발휘하는 케이틀린을 택하면서 하단 듀오가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조건이 형성되고 말았다.
kt 입장에서는 5일 대결에서 김혁규와 조세형이 경기력은 물론 챔피언 조합에서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만 SK텔레콤을 넘을 수 있다. 바루스가 풀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진을 선호하지 않는 김혁규의 성향상 이즈리얼을 가져 오거나 코그모나 시비르와 같이 깜짝 카드를 기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