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유독 노력에 관한 미담이 많은 선수가 있다. '솔로 랭크를 2,000판 가까이 했다, 휴일도 반납하고 연습에 매달렸다'는 식의 소문이 파다하다. 바로 삼성 갤럭시의 미드 라이너 '크라운' 이민호다.
이민호는 삼성 갤럭시로 이적한 스베누 챔피언스 서머 2015부터 주전급으로 활동했다. 물론 처음부터 호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43세트에 출전한 이민호는 16승 27패, KDA 2.61을 기록했다. 해당 시즌 삼성은 7위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민호는 점점 성장했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6 스프링에서 이민호는 50%의 승률과 KDA 3.46을 기록했다. 이민호의 성장에 맞춰 삼성 또한 10승 8패를 기록하며 6위에 올랐다. 세트 득실에 밀렸지만 포스트시즌 가시권이었다.
그리고 이민호의 전성기라 부를 수 있는 롤챔스 2016 서머. 이민호는 40세트에 출전해 24승 16패, KDA 3.30으로 활약했다. 이민호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은 시즌 4위를 기록했다.
롤챔스 2016 서머에서 이민호는 성적과 빅토르라는 '인생 챔피언'을 발견했다. 스프링 시즌에서 5승 8패로 부진했던 이민호의 빅토르는 서머 시즌 들어 11승 4패로 캐리력을 뽐냈다. 안정적인 라인전과 교전을 좌우하는 스킬 연계, 이민호의 빅토르는 승리의 열쇠였다.
이민호의 빅토르는 삼성을 2016 월드 챔피언십으로 이끌었고, 세계무대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6승 1패 KDA 5.50. 빅토르는 견제 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이 있다는 것은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다. 이민호에겐 빅토르가 금지됐을 시, 어떤 챔피언을 할 수 있냐는 물음이 끊임없이 따라붙었다. 메타가 바뀔 때마다 챔피언 폭에 휘둘려야 했다. 이민호는 묵묵했고, 노력했다. 그리고 결과로 답했다.
2016 롤드컵 한국대표 선발전. 빅토르가 하향된 상황에서 이민호가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민호는 당시 대세 챔피언이었던 탈리야와 리메이크된 말자하를 꺼내들며 승리를 이끌었다. 완벽한 메타 적응력과 연구 능력을 뽐낸 것이다.
이민호의 노력은 롤챔스 2017 스프링에서도 드러났다. 라인전과 주도권이 중요해진 메타에서 빅토르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민호 또한 2승 4패로 주춤했다. 오리아나와 코르키로 선방하고 있었으나 이렇다 할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2라운드. 4일 bbq 올리버스전에 나선 이민호는 라이즈, 코르키, 오리아나가 금지되는 등 집중 견제를 당했다. '또 빅토르가 나올까?' 싶던 찰나, 이민호는 신드라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보란듯이 2킬 3데스 6어시스트로 실력을 발휘했다.
1세트 승리를 차지한 이민호는 2세트 시험대에 올랐다. 2세트 bbq는 롤챔스 2017 스프링 밴픽율 100%를 자랑하는 르블랑을 금지하지 않은 채 삼성에게 픽 순서를 넘겨줬다. 르블랑으로 롤챔스 통산 5승 2패를 기록하고 있던 이민호는 자신있게 선택했다. 그리고 5킬 0데스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를 캐리했다.
모두의 의심을 뒤엎은 결과는 이민호의 노력에서 나왔다. 9일 기준 이민호는 솔로 랭크 7위를 기록 중이다. 모스트 챔피언은 신드라, 라이즈, 코르키, 오리아나, 카시오페아. 최근 10경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챔피언은 신드라, 아리, 라이즈, 오리아나다. 이민호가 빅토르를 고집한다? 해당 챔피언에 자신감이 있을 뿐, 이민호는 언제나 메타 위에 올라 서 있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노력에 관한 명언을 듣다 보면 한없이 무력해질 때가 있다. 노력의 보상이 정말 있을까, 어디까지 노력해야 할까. 좀처럼 의욕이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민호를 보면 노력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 이민호의 손 끝에서 할 수 있다는, 노력의 끝은 달콤하다는 메세지가 흘러 나온다. 노력파 이민호. 여러모로 귀감이 되는 선수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