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 넘는 휴식기를 가진 뒤 카트라이더 리그는 개인전 형태를 버리고 단체전으로 진행됐습니다. 문호준이 없는 동안 단체전은 유영혁의 세상이었습니다. 결승전에 밥 먹듯 올라갔고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이제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문호준의 이름은 지워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문호준이 돌아오면서 카트라이더 리그는 다시 문호준과 유영혁 양강구도로 흘러갔습니다. 문호준이 복귀한 후에도 단체전에서는 유영혁이 여전히 강세였지만 개인전이 시작되자 문호준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죠. 수많은 선수들이 문호준과 유영혁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결국 무너뜨리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문호준-유영혁 리그로 흘러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드디어 양강구도를 깨트리는데 성공한 팀이 나타났습니다. 도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이재인, 유창현, 문민기, 황선민으로 구성된 큐센 화이트가 그 주인공입니다.
큐센 화이트는 스피드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입니다. 시즌 초반 그 이유 때문에 큐센 화이트는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 세트가 아이템전으로 치러지는 단체전 특성상 지금까지 스피드전만 해왔던 선수로 구성된 팀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죠. 팬들은 또다시 문호준과 유영혁이 속한 팀들의 대결이 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지난 11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 펼쳐졌습니다. 큐센 화이트가 결승전에 진출한 겁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상대인 제닉스스톰에는 여전히 건제한 유영혁과 최근 물이 오를대로 오른 김승태 그리고 아이템전 황제인 이은택이 있었기에 큐센 화이트의 승리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죠.
큐센 화이트가 오랫동안 군림한 문호준과 유영혁 양강 구도를 꺠고 결승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피나는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그들은 스피드전 기본기를 다지는 한편 많은 시간을 아이템전 연습에 활용했습니다. 시즌 시작 전 큐센 화이트의 아이템전은 아마추어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아이템전 최강인 제닉스스톰과 3대4 접전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큐센 화이트. 그들 덕분(?)에 이번 단체전 결승전에서는 유영혁과 문호준 중 한 명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반란이 결승전에서 실패할 수도 있지만 큐센 화이트의 성장 드라마를 보는 일이 카트라이더 리그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요소가 됐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큐센 화이트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