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에서는 메타 아테나가 전략적인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2 8강 B조 승자전에서 메타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참신한 전략들을 보여주면서 콩두 판테라를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중계진과 현장 관람객, 시청자까지 모두를 경악케 한 장면은 3세트 '하나무라'에서 나왔다.
선공한 메타의 '리베로' 김혜성은 솜브라를 택했고, 시작과 동시에 은신해 상대에게 솜브라 픽을 보여주지 않았다. 좌측 계단으로 올라간 솜브라는 입구 위쪽으로 순간이동기를 던졌고, 김혜성은 곧바로 공중 위로 순간이동을 실시하면서 상대 진영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김혜성의 솜브라는 낙하와 동시에 콩두 '에버모어' 구교민의 자리야를 해킹했고, 이와 동시에 메타의 다른 선수들이 난입을 시도했다. 해킹을 당한 구교민의 자리야는 입자방벽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녹아내렸고, 수적 우위를 점한 메타는 교전에서 승리하며 A거점을 빠르게 장악했다.
A거점을 손쉽게 가져가면서 궁극기를 아낀 메타는 이후 단 두 번의 공격만으로 B거점을 장악했다. 이미 메타가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콩두는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자신들의 공격 기회에서 겨우 1점 득점에 그치며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김혜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원래는 라인하르트를 해킹하려고 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좋게 됐다"고 솜브라 기용에 대해 설명했다.
메타는 '하나무라' B거점 수비 과정에서도 상대의 송하나가 홀로 살아남자 일부러 처치하지 않고 자살도 하지 못하게 길을 막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송하나의 리스폰은 꼬이게 됐고, 시간을 20초 가까이 허비하게 됐다.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뿐만 아니라 디테일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메타였다.
메타의 전략이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솜브라의 깜짝 기용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14일 있었던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전 '아이헨발데'에서는 메이 빙벽을 이용해 전장을 완벽하게 재해석했고, 콩두 판테라전 '눔바니'에서도 빙벽으로 바스티온을 유리한 위치에 올려놓는 등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버워치의 대부분의 경기는 궁극기 싸움 혹은 포커싱 싸움 양상으로 흘러간다.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난전이 벌어지고 선수들 각각의 개인기에 의존한 힘싸움이 자주 나온다. 이것이 오버워치의 매력이지만 반대로 이런 장면이 지루해 보는 즐거움이 떨어진다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참신한 전략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선보이는 메타는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경기 양상을 만들면서 오버워치에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준비한 전략들 역시 보여주기 용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승리를 만들어내면서 챌린저스-에이펙스 21연승이라는 대기록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팀 이름대로 메타를 선도하고 있는 메타. 메타는 4강전에서 A조 2위를 차지한 루나틱 하이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김혜성은 "루나틱 하이와의 상성에서 뒤처지고 있다"며 우려했지만 팬들은 메타가 어떤 전략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에 가득 찬 모습이다.
예측 불허의 메타와 우승 후보 루나틱 하이의 대결. 오버워치 에이펙스 4강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