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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프로 게이머에게도 '에디슨 젓가락'을

[기자석] 프로 게이머에게도 '에디슨 젓가락'을
습관은 무섭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한번 자리 잡은 습관과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 습관이 실수가 되는 자리에서도 경고없이 툭툭 튀어나와 곤란한 상황을 만들곤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2017 스프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번 시즌은 유달리 중위권 싸움이 치열했다. 1승과 세트 득실 1점에 경우의 수가 무수히 바뀔 정도. 그런데 경기 외적인 실수로 몇몇 팀들은 세트 득실이 차감되며 불안감을 삼켰다. 삼성 갤럭시와 롱주 게이밍, 아프리카 프릭스. 무려 세 팀이다.

세 팀이 위반한 규정은 9.1.1. 불공정 플레이의 고의적 접속 종료다. 라이엇 게임즈의 규정에 따라 고의적으로 접속을 1회 종료하면 '주의' 처분을 받으며 2회 중첩될 시 세트 득실이 차감되는 '경고' 징계를 받는다. 그리고 삼성과 롱주, 아프리카는 모두 두 번씩 접속을 종료하며 경고를 받았다.

선수들의 고의적 접속 종료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었다. 무엇보다 '패배에 몰린 팀이 화가 나서 급하게 종료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다수였다.

강 해설 위원이 SNS에 남긴 글(사진=강형우 트위터 캡처).
강 해설 위원이 SNS에 남긴 글(사진=강형우 트위터 캡처).
논란이 커지자 롤챔스의 해설을 맡고 있는 '캡틴잭' 강형우가 SNS를 통해 선수들을 대변하고 나섰다. 강형우의 설명에 따르면 선수들은 팀 간의 연습 경기에서 대전 기록이 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넥서스가 파괴되기 전 모두 접속을 종료한다는 것. 전략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인 셈이다.

연습 경기에서 비롯된 습관임이 밝혀지자 악의성에 대한 오명이 벗겨졌다. 물론 대회 규정에 어긋나는 실수에 대한 비판과 징계는 피할 수 없지만 말이다.

다만 아쉬웠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불철주야 연습한 것인데, 그로 인해 굳어진 습관이 대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말이다. 연습으로 인해 발생된 것들이 목표와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어린 시절, 잘못된 젓가락 습관을 바로 잡기 위해 '에디슨 젓가락'을 사용한 적 있다. 에디슨 젓가락으로 한 두번 식사를 하게 되면 올바른 사용법을 체득하게 되고 다른 젓가락을 사용했을 때도 실수없이 음식을 집을 수 있다.

프로 게이머에게도 이 에디슨 젓가락이 필요하다. 연습 경기 때부터 문제없이 게임을 종료할 수 있게 말이다. 선수들의 습관을 문제삼고 끝내기보단 습관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시스템과 도구의 개선이 필요하다.

실제로 라이엇 게임즈는 국내 대회 전용 서버에 게임 기록이 남지 않는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북미와 유럽 서버에서는 사용 중이라고. 시스템이 적용되면 연습 경기에서 조기 종료를 할 필요가 없으니 대회에서 발생하는 실수도 사라질 것이다.

최선의 경기를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선수들의 편의성은 보장돼야 한다. 에디슨 젓가락이 필요한 상황마다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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