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017 시즌은 10밴 체제에 들어가며 코칭 스태프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7 스프링에 참가했던 콩두 몬스터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장민철 감독 1인 체제로 운영되던 콩두는 3월 말 '제파' 이재민 코치가 복귀하며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코칭 스태프는 멀리서 조명하고, 방향을 지시해주는 등대와 같다. 코칭 스태프의 역량이 미비하거나 부재한 팀은 항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그런데 감독과 코치 없이, 이 난항을 헤쳐 나가는 팀이 있다. LoL 챌린저스 코리아(이하 챌린저스) 2017 스프링에 출전하고 있는 BPZ다.
BPZ에서 프로 경험이 있는 선수는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 정도다. 일부는 연습생 생활을 해봤거나 아마추어 팀에서 호흡을 맞춰봤다. 1부 리그 승격을 위한 팀 적인 운영 체계와 플레이는 미흡한 셈이다.
그럼에도 BPZ는 챌린저스에서 8승 6패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포스트 시즌을 확정지은 상황. 하지만 함께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CJ 엔투스, 라이징 스타 게이밍, APK 프린스와의 상대 전적이 좋지 않아 긍정적인 전망은 어렵다.
꿈을 향해 항해를 시작한 BPZ는 가까스레 첫 번째 섬에 도달했다. 하지만 두 번째 섬까지 가는 길엔 더욱 짙은 어둠이 있었다. 그런데 이 때, BPZ의 등대가 되겠다고 자처한 이가 나타났다. 과거 SK텔레콤 T1의 정글러로 활동했던 '톰' 임재현이다.
임재현은 개인 방송을 통해 포스트 시즌 기간 동안 BPZ의 코치로 활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전에도 음성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 피드백을 도와줬으나 포스트 시즌 기간엔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BPZ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임재현은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중국 치아 오구 리퍼즈, 스네이크 e스포츠에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다. 팀 생활과 운영에 상당한 경험치를 지닌 셈. 또한 최근 개인 방송을 통해 대회를 해설하며 메타를 파악했고, 게임 내 지식도 상당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없이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임재현의 행동은 눈에 한가득 들어온다.
임재현이라는 빛을 따라 항해를 시작한 BPZ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그들의 행보가 궁금하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