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팀에 속한 선수들 또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외신 EPSN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2017을 앞두고 공개한 포지션별 파워랭킹에서 SK텔레콤 선수들을 1위로 꼽았다. 단 한 명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서포터 '울프' 이재완.
ESPN은 서포터 포지션 1위로 플래시 울브즈(이하 FW)의 'SwordArt' 후슈오지에를 선정했다. 후슈오지에가 FW의 설계자이자 'Maple' 후앙이탕, 'Karsa' 헝하오슈안과 함께 팀의 세 번째 머리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롤드컵 2016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은 후슈오지에인만큼 MSI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후슈오지에는 분명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ESPN의 설명에도 나와있듯이 FW는 롤드컵 2016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단순 커리어를 비교했을 때 조별 리그에서 탈락한 선수를 우승을 차지한 선수보다 우선수위에 놓는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왜 세계 최고의 팀에 속해 있는 이재완은 '세계 최고의 서포터'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재완이 세계 최고로 평가 받으려면 어떤 증명이 더 필요할까. 사실 필요없다. 이재완은 모든 증명을 마쳤다.
이재완은 알리스타, 트런들, 브라움, 탐 켄치가 강세였던 근거리 서포터 메타부터 미스 포츈, 카르마, 나미, 룰루가 강세인 원거리 서포터 메타까지 훌륭하게 수행했다. 성적도 좋다. 롤챔스 2017 스프링에서 KDA 5.54를 기록했고, MSI 2017에서도 5.28로 서포터 중 가장 높은 KDA를 기록했다.
근 2년 간 이재완은 KDA와 킬관여율을 비롯한 개인 성적부터 팀 성적까지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점해왔다. 오히려 이재완이 세계 최고의 서포터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팀 성적이 좋아 이재완이 빛을 본 것이라며 개인의 활약을 지울 수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서포터가 부진한 팀 중 좋은 성적을 거둔 곳은 없다. 더욱이 라인전 우세와 그를 바탕으로 눈덩이를 굴리는 것이 중요해진 2017 메타에선 말이다.
서포터는 시야 장악과 정보 파악, 운영등에 적극 개입한다. 라인전 때는 빠른 공수 전환으로 이득을 꾀해야 하고, 교전 때는 적재적소에 스킬과 아이템을 퍼부으며 좋은 구도를 유도해야 한다. 눈과 손이 바쁘게 움직이는 서포터의 역할 분담은 결코 적지 않다.
SK텔레콤이 잘 했기 때문에 이재완이 빛을 본 것이 아니다. 이재완이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기에 SK텔레콤이 세계 최고의 팀이 된 것이다.
이 쯤이면 역으로 질문하고 싶다. 이재완이 무엇을 더 증명해야 자타공인 세계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재완이 세계 최고가 아니라는 증거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말이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