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야구단은 이들을 위해 야구 용어들을 수어로 만드는 프로젝트를인 '세상에 없던 말(The biggest voice)' 캠페인을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느끼면서 후원에 나서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게임과 e스포츠에도 수어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OGN과 스포티비 게임즈, 헝그리앱 TV 등 IP TV 채널이 세 개나 있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 농인들도 게임 채널을 통해 게임과 e스포츠를 접하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게임을 굳이 수어로 만들어 소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반문이 들 수도 있다. 게임은 대부분 동적인 영상으로 재생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농인들의 경우 청각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게임 사운드를 들을 수는 없지만 시각을 통해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수어까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수어가 꼭 필요해서 만들지지는 않는다. 야구 수어도 마찬가지다. 농인들에게 야구가 없어서는 안될 문화 콘텐츠는 아니다. 수어 작업에 들어가는 자금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어는 왜 만들어야 할까. 약자에 대한 업계의 배려이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이다. 신체적 불편함으로 인해 문화에 대한 관심까지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불평등이다. 농인 한 명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그를 위해 수어를 만드는 것이다. 국가가 복지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와 같다.
한국의 게임 산업은 10조 원 규모라고 알려져 있고 문화 콘텐츠 산업에 있어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국제 경쟁력이 있는 산업 분야이고 세계 각국의 견제를 받는 입장이기에 성장을 도모하기만으로도 바쁠 수 있지만 주위의 약자를 돌아보고 업계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는 일 또한 중요하다.
그 시작이 게임 수어가 되길 바란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