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간담회에서 블리자드 측은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오버워치 에이펙스와 북미-유럽에서 열리고 있는 컨텐더스 같은 대회들이 탄탄하게 유지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오버워치 리그 커미셔너인 네이트 낸저는 간담회에서 "오버워치 리그가 잘 되기 위해선 전체적 e스포츠 생태계가 탄탄한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이펙스나 컨텐더스 같은 지역 리그들이 활성화되고 잘 돌아가야 서로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에이펙스와 컨텐더스가 탄탄하게 허리를 받쳐줘야 그 위에 있는 오버워치 리그가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위 리그가 지속돼야 좋은 선수들을 계속해서 수급할 수 있다.
앞으로 오버워치 리그에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이 대회가 많은 미디어 노출을 통해 더 많은 대중들을 e스포츠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거액이 투자된 만큼 기존의 다른 종목들보다 파급력이 커야만 한다. 그렇게 해서 오버워치 리그가 성공 궤도에 진입한다면 하부 리그들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낙수효과인 셈이다.
에이펙스가 셀링 리그가 되더라도 팀들이 제 값을 받고 선수를 팔 수 있다면 많은 팀들이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지금의 상황보다는 좋아질 것이라 본다. 선수 육성에도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2018년까지 에이펙스 팀들이 존속할 수 있느냐다. 오버워치 리그 서울팀 선수 명단이 발표되면 기존 팀들 중에서 선수를 내준 한 두 개 팀은 어쩔 수 없이 해체되거나 로스터를 새로 꾸려야 한다.
에이펙스 시즌4가 끝나면 재정난에 허덕이는 팀들 중 해체를 결정하는 팀이 더 나올 수도 있다. 재정 위기가 아니더라도 오버워치 e스포츠 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팀들도 있어 해체되는 팀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때문에 만약 블리자드가 정말로 에이펙스가 잘 되길 바란다면, 에이펙스를 구성하고 있는 게임단들이 해체 수순을 밟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비전과 계획 공유다.
말로만 에이펙스를 위한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2018년도부터 어떻게 오버워치 e스포츠를 운영해나갈 것인지를 자세히 밝혀야 한다. 국내 팀들은 정보가 없어 답답해하고 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 에이펙스 시즌4 이후 팀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겠다고들 한다.
2018년의 해가 뜨고 나서야 계획을 공유한다면 그 때 남아있는 국내팀은 별로 없을 것이다. 팀들이 사라지면 에이펙스마저 사라질 수 있다. 허리가 부실해지면 상위 리그에도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블리자드가 하루 빨리 각 게임단들과 계획을 공유해 팀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동기를 심어줘야 한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