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 모드나 중계 인터페이스 개선이 절실하지만 블리자드는 아직까지 이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버워치 수석 디자이너 스캇 머서가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관전 모드의 개발에 대해 언급한 만큼 머지않은 시일 내에 지금보다 나은 중계를 볼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인터페이스가 해결된다 해도 직관성의 문제가 남아있다. 누가 누굴 죽였는지 쉽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나 농구를 모르는 사람에게 간단히 설명할 때 "이쪽 팀이 저쪽 골대로 골을 넣으면 돼"라고 하듯 오버워치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떤 팀이 득점을 했고, 유리한 상황인지 한눈에 알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니폼 스킨을 제안해본다. 유니폼 스킨은 이미 10년 전에 등장한 아이템이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개최된 챔피언십 게이밍 시리즈(CGS)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소스(이하 CS) 종목에서 쓰였는데, 각 팀의 유니폼 디자인 그대로 스킨을 만들어 게임 캐릭터에 입힌 것이다. 양 팀의 유니폼 색이 확연히 다르기에 3인칭 시점으로 교전 장면을 잡아도 헷갈릴 일이 없었다. 당시 대회 측은 유니폼에 선수의 아이디와 등번호까지 표시했다.
게임을 잘 아는 사람이야 지금의 화면으로 이루어지는 관전에 큰 무리가 없지만 오버워치 리그는 성공을 위해 대중성을 확보해야만 한다. 초록색과 빨간색의 아이디로만 구분되는 현재의 3인칭 시점은 오버워치 초심자, 혹은 e스포츠 문외한이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 유니폼 스킨을 도입한다면 이 같은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유니폼의 색 때문에 피아 식별에 유불리가 생겨 경기에 영향을 준다면 선수들의 화면은 기존대로 가고 관전 모드에서만 스킨을 적용하면 된다. 두 팀의 유니폼 색이 비슷하다면 축구의 원정 유니폼처럼 다른 디자인을 하나 더 만들면 된다.
유니폼 스킨을 제안하는 또 다른 이유는 팀의 수익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축구가 취미인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 나가듯, 게임 내에서도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의 스킨이 있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유니폼 스킨은 팬들의 구매 욕구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블리자드가 여러 방법을 통해 오버워치 리그 팀들에게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 했지만 그 수익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이 추가된다면 팀 입장에서도 반길만한 일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을 위한 전용 스킨을 매년 제작해오고 있다. 1년에 5~6개에 불과하지만 우승팀 스킨은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 수익의 일부는 팀에게 돌아간다. 오버워치 리그에 참여하는 팀들은 2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했다. 우승팀이 아니더라도 자신들만의 스킨을 가질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 그리고 블리자드의 개발력이라면 유니폼 스킨 제작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유니폼을 꼭 오프라인에서만 구매해야한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유니폼 스킨 제작과 판매는 e스포츠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다. 오버워치 리그의 관전 편의성 향상과 대중성 확보, 팀의 수익 활동에 도움이 된다면 긍정적으로 고려해볼만한 부분이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