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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롤드컵에 '와일드카드'는 없다

[기자석] 롤드컵에 '와일드카드'는 없다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11일부로 24개 진출팀이 확정됐고, 12일에는 조 추첨식까지 진행됐다. 23일 개막만을 앞두고 있는 롤드컵은 각 지역 최고의 팀이 모였다는 것만으로 높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은 플레이-인 스테이지의 추가와 함께 여러가지 변화가 생겼다. 플레이-인 스테이지는 그룹 스테이지 이전에 진행하는 예선전 개념의 단계로 총 12개팀이 참가한다. 그리고 두 개의 라운드로 벌어지는 결전 끝에 상위 4개팀이 그룹 스테이지에 이름을 올린다.

중국, 유럽, 북미,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이 플레이-인 스테이지 시드권을 1개씩 획득했다. 눈여겨 볼 점은 기존 인터내셔널 와일드카드 선발전을 치렀던 8개 지역이 각각 하나씩 자리를 꿰찼다는 것이다. 브라질의 원 e스포츠, 동남아시아의 영 제너레이션, 독립 연합 국가의 갬빗 e스포츠, 터키의 1907 페네르바체, 일본의 램페이지, 라틴 아메리카 북부의 라이온 게이밍, 라틴 아메리카 남부의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 오세아니아의 다이어 울브즈가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스포츠 종목에서 출전 자격이 없지만, 출전을 특별히 허용하는 선수나 팀'이라는 정의처럼 와일즈카드팀은 비교적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2016 시즌 이전까지 와일드카드팀은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6 롤드컵 8강에 진출한 알버스 녹스 루나.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2016 롤드컵 8강에 진출한 알버스 녹스 루나.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변혁의 바람이 불어온 것은 2016 롤드컵이었다. 와일드카드 선발전을 통해 진출한 러시아의 알버스 녹스 루나(이하 ANX)와 브라질의 인츠 e스포츠가 사고를 친 것이다. ANX는 16강 A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북미 카운터 로직 게이밍을 꺾었고, 인츠 e스포츠는 C조 첫 경기에서 중국의 강호 에드워드 게이밍을 제압했다.

특히 ANX는 A조에서 4승 2패를 기록하며 조 2위로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와일드카드팀의 롤드컵 첫 8강이었다. 더욱이 카운터 로직 게이밍에 이어 G2 e스포츠, 락스 타이거즈 등 각 지역의 강호들을 한 차례씩 제압한 결과였기에 그 의미가 컸다. 비록 8강에서 유럽 H2k 게이밍에게 패배했지만 ANX는 와일드카드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점차 경기 수준이 높아지는 와중에 와일드카드팀까지 기세를 높이니 롤드컵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그리고 이는 24개팀이 진출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 2017 시즌으로 이어졌다.

롤드컵 2017에 와일드카드는 없다. 기존 8개 지역의 팀들은 각 지역의 서머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하게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참가했다. 이는 와일드카드 지역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것과 우리가 그들의 기적을 조금 더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롤드컵 무대 경험을 쌓음으로써 그들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다크호스의 등장과 명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더없이 흥미로운 일이다. 와일드카드라는 이름을 벗고, 한 지역의 우승팀으로 롤드컵에 참가한 팀들의 경기력이 기대된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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