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플레이-인 스테이지가 신설된다는 소식은 참으로 반가웠다. 롤드컵이라는 대회의 의미를 알기에, 조금 더 많은 팀들이 경험해보길 바랐기 때문이다. LoL 프로씬의 수준을 높이고, 각 지역의 고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선 더 많은 기회가 필요했다.
이처럼 일찍이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반겼던 이유는 지극히 선수와 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플레이-인 스테이지는 팬과 시청자들에게 더 큰 이점을 안겨줬다. 황홀한 재미 말이다.
반전을 준 것은 라틴 아메리카 북부의 라이온 게이밍이었다. 와일드카드 지역에서 한 팀씩 나오던 복병의 역할을 2017년에는 라이온 게이밍이 맡은 모양새였다. 라이온 게이밍은 월드 엘리트(이하 WE)와의 첫 경기부터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비록 패배했지만 WE를 지독하게 괴롭히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레전드 선수들이 모인 갬빗은 두 번 연속 꺾었다.
라이온 게이밍의 정글러 'Oddie' 세바스티안 니노는 마오마이를 잡았을 때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고, 원거리 딜러 'WhiteLotus' 마티아스 무쏘는 칼리스타로 대회 첫 펜타킬을 기록했다. 1라운드에서 잠재력을 뽐낸만큼 클라우드 나인과의 2라운드도 속단할 수 없다.
품격은 역시나 중국 WE와 북미 클라우드 나인의 이야기다. '이 팀이 왜 여기서 나와?'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킬만큼 다채로운 이력과 경기력을 보유한 두 팀은 역시나 전승으로 1라운드를 끝마쳤다. 당장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였다.

대회를 보면서 감탄사를 날리긴 수십번이지만 '오랜만이네', '설마 이 팀이?', '역시'라는 말을 하게된 것은 오랜만이었다. 경기력이 천차만별인, 낯설고 익숙하기도 한 팀들이 모이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였기에 나올 수 있는 감상이었다.
경기 수가 늘어나면 선수들은 조금 더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앞으로 나아갈 탄력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팬들은 재미있고 수준 높은 선수들의 경기를 조금이라도 더 지켜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린다. 어느 누구에게도 실이 없는 득 중의 득이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