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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대한체육회 탈락, 재도약의 발판 삼아야

[기자석] 대한체육회 탈락, 재도약의 발판 삼아야
추석 연휴 내내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2017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한국 팀의 선전이 이어졌고 외국 팀들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한국 팬들의 시선도 롤드컵에 집중됐다.

그러던 차에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회원종목 단체의 지위를 상실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요는 이렇다. 2015년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의 준가맹단체로 인정을 받았다. 대한체육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제반 조건을 갖추기 위해 10년 가까이 노력했던 협회의 노력이 이뤄졌고 그동안 스포츠 단체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의 길로 들어서는 듯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에 변화가 일어났다. 국민생활체육회와 통합되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대한체육회는 2015년말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원종목단체에 대한 등급분류 기준을 개정했다. 엘리트체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활체육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새로운 요건을 넣었다. 2016년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하면서 e스포츠협회는 2016년 6월 결격 단체로 지위가 변경됐다. 즉 준가맹 단체 목록에서 이름이 빠진 것이다.

1차적인 책임은 한국e스포츠협회에 있다. 애초에 준가맹 단체로 입성할 때 대한체육회가 내세운 차등 요건을 만족시킬 정도로 높은 수준의 시도 종목 단체 지위를 갖췄어야 했다. 대한체육회의 조건이 까다롭다 하더라도 준가맹 단체 가입시 등록된 11개 시도 지회를 탄탄하게 구성했고 하부 단체들을 어떻게 만들지 미리 고민하고 먼저 대처했다면 변화에 적응할 수 있었다.

또 대한체육회가 통합되는 과정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대응 방안을 발빠르게 만들 수도 있었다. 공인 e스포츠 PC 클럽을 만들면 생활체육으로서의 위상 강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대한체육회의 기준을 1년 안에 맞추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대한체육회의 결격 단체가 됐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협회에 대한 비판이 빗발치고 있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외양만, 대한체육회의 조건만 갖추는데 급급하지 말고 내실을 다지면서 느리지만 꼼꼼하게 요건을 만족시켜 재입성하면 된다.

2008년 광주 지회를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e스포츠협회는 시도 지회를 갖추는데 애를 썼지만 대한체육회가 강화된 기준을 내세웠고 결격 단체가 됐다. 인정해야 한다. 받아들이고 시도 지회의 하부 단체를 공인 e스포츠 PC 클럽과 어떻게 연계하고 발전시킬지 고민해야한다. 1~2년 안에 해내겠다는 조급함보다는 느리지만 앞을 내다보면서 호시우행할 필요가 있다.

자주 언급하지만 e스포츠가 정식 체육종목이 되면 얻는 이익이 꽤 많은 것은 사실이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학교 체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e스포츠 업계의 숙원 사업인 학원 스포츠 진입이 수월해진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체계가 구축되기 쉬워지며 향후 선수나 게임단의 지위가 향상된다.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의 종목이 됐을 때 입상시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혜택은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가 된다면 선수들은 스포츠 선수로 대우가 격상되고 선수 지망생들의 부모들도 기존과는 다른,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 된 이유는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게임으로 대회를 열고 방송으로 중계를 하며 기업이 후원하는 프로게임단 체제를 만들고 스포츠 선수처럼 훈련하고 운영하면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인재들을 육성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와 같은 기존 단체들과의 협업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맞춰가면 된다.

e스포츠가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이 될 수 있다느니, 2024년 파리 올림픽의 정식 종목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에 한국e스포츠협회의 대한체육회 지위 상실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이 모든 것을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길 바란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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