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가 KeSPA컵의 종목으로 들어오면서 비시즌의 최고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시기상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끝나고 챔피언스 스프링 시즌에 돌입하기 전에 열렸던 KeSPA컵은 같은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전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기만으로 화제가 되지는 않았다. 모두의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들이 도출되기도 했다. 2015년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이 4강에서 챌린저스 소속 ESC 에버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탈락했고 전통의 강호였던 CJ 엔투스마저 패하면서 하부 리그 팀이 정상에 올랐다. 2016년에도 롤드컵 우승자인 SK텔레콤이 4강에서 락스 타이거즈에게 덜미를 잡혔고 결승전에는 약체라고 평가받던 콩두 몬스터가 진출하기도 했다.
지난 2년간의 KeSPA컵보다 2017년이 더욱 다이내믹해질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16강에 돌입한 KeSPA컵은 담원 게이밍이 콩두 몬스터를 꺾으면서 돌풍의 조짐을 보였다. 담원이 콩두를 챌린저스에서 만나본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2대1로 잡아낸 것은 이변이라 할 수 있다.
26일부터 진행된 8강 1라운드는 더욱 흥미로운 결과들이 도출됐다. 챌린저스 팀인 그리핀이 2017년 스프링과 서머 모두 챔피언스 포스트 시즌에 오른 아프리카 프릭스를 2대0으로 격파했고 27일에는 챔피언스 서머에서 뛰었지만 2018년은 챌린저스에서 보내야 하는 에버8 위너스가 락스 타이거즈에게 1세트를 패한 뒤 내리 두 세트를 가져가면서 역전극을 연출했다.
아무리 리그 오브 레전드가 최근 패치로 인해 대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고 챔피언스 팀들이 로스터가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KeSPA컵에 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8강 1라운드에서 나온 두 번의 이변은 놀랍기 그지 없다.
KeSPA컵은 28일부터 시작이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SK텔레콤 T1의 3연속 롤드컵 우승을 저지한 삼성 갤럭시와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롤드컵에서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분을 풀기 위한 SK텔레콤, 롤드컵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기량을 뿜어내겠다는 롱주 게이밍, 안타깝게 롤드컵에 가지 못한 한을 안고 있는 kt 롤스터 등 최고의 팀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팀들이 합류하는 KeSPA컵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변으로 마무리될지는 알 수 없다. 언제든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팬들에게 기대감을 주는 것만으로 KeSPA컵은 존재 이유가 충분하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