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평균 연봉이 올라 해외 진출에 대한 니즈가 다소 낮아졌고, 선수들이 서로 이동할만한 틈이 없어 연쇄이동이 적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선수를 지켰다는 소식에 가장 반가워하는 쪽은 각 팀을 응원하던 팬들일 것이다. 1년 내내 힘차게 응원하던 '본진'이 날아갔다는 소식은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겨울 '팬들은 비버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자석을 쓴 적이 있다. 동물원에서 지내는 비버의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비버가 나뭇가지들을 모아 열심히 만든 집을 사육사가 강제로 철거하는 데서 오는 허무함을 응원할 팀을 잃은 팬들의 심정에 빗댄 내용이었다.
당시의 '대격변'에는 많은 팬들이 '공황상태'에 빠졌지만 올해는 그 안타까운 모습들을 덜 보게 됐으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한결 마음이 편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의 e스포츠 시장 트렌드는 리그 참가팀들의 프랜차이즈화다.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리그를 출범시키면서 단숨에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북미 챔피언십 시리즈(LCS)가 지역별 리그들 중에서 가장 먼저 프랜차이즈 시대를 열었다. 중국 LPL도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 준비 중이고, 한국 역시 몇 년 안에 프랜차이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름만이 아닌 진정한 프랜차이즈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각 팀마다 내세울 수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필요하다. 선수 한둘이 떠나가더라도 팀을 상징하는 선수 두세 명은 반드시 남아야 한다. '저니맨'보다 '원클럽맨'이 많을수록 응원하는 팬들의 충성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팬층이 고정되고 충성도가 높을수록 각 팀들은 더욱 다양한 수익활동을 꾀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팀의 장기적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팀이 고정된 선수들 간의 이야기가 다양해질수록 리그는 재밌어질 테고, 이는 리그의 경쟁력도 한층 더 높이 끌어올릴 수 있다.
올해처럼 선수들의 이탈이 줄어들고 이러한 경향이 내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롤챔스는 지금보다 더 재밌어질 것이 분명하다. 2018 시즌에는 모든 팀이 고른 활약을 펼쳐 단단해진 팀워크를 증명하고, 이를 통해 2019년에도 각 팀들이 기존의 색을 유지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해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