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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오버워치 리그, 시작은 좋았다

[기자석] 오버워치 리그, 시작은 좋았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오버워치 리그가 드디어 개막했다. 블리자드는 멋진 스튜디오를 선보였고, 개막전 현장에서 받은 느낌은 '잘 준비된 리그'라는 점이었다.

오버워치 리그 현장을 찾은 팬들은 정통 스포츠를 보는 팬들 못지않게 열광적이었고, 경기장이 위치한 버뱅크 이외의 곳에서도 팬들의 응원 열기는 대단했다. 휴스턴 아웃로스는 팬들을 위한 장소를 대관해 현지에서 응원전을 펼쳤고, 샌프란시스코 쇼크나 보스턴 업라이징, 뉴욕 엑셀시오르 등 타 지역 팬들은 술집이나 카페에 모여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뉴욕 길거리 한복판에는 뉴욕 팀을 응원하는 대형 광고가 걸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이른 아침 시간대에 경기가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오버워치 리그'라는 키워드는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매일같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다. 중계 플랫폼인 트위치TV에서는 첫날 영어와 한국어, 프랑스어 중계를 포함해 전 세계 약 40만 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별도 플랫폼으로 중계되는 중국에서 몇 명이나 오버워치 리그를 지켜봤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트위치TV 기준으로 봤을 때 리그 오브 레전드 인기 프로게이머인 '페이커' 이상혁이 첫 방송을 하던 날 25만 명이 시청했고, 인기 종목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가 100만 명의 시청 기록을 세웠던 것을 감안하면 오버워치 리그의 첫날 40만 명은 꽤 좋은 성적이었다. 둘째 날에는 트위치TV 시청자가 50만 명에 육박했지만 개막주 마지막 날인 4일차에는 20만 명 이하로 수치가 반 토막 나기도 했다. 오버워치 리그의 시청자 추이는 지속적으로 지켜봐야겠지만 1주차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일단은 성공적이었다.

문제는 리그에 대한 관심과 인기의 지속이다. 현재의 수치를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갈 수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단순히 경기만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팬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하고, 블리자드도 국내외서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이어나가야 한다.

오버워치 컨텐더스 팀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오버워치 리그 커미셔너인 네이트 낸저는 향후 이상적인 리그를 위해선 28개 팀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그 정도 규모의 선수풀을 메우고 리그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선 전 세계 컨텐더스 팀의 핵심 선수들을 모두 영입해야 가능하다.

오버워치 팀이 늘어날 때마다 컨텐더스 선수들이 하나둘 오버워치 리그로 진출할 텐데, 컨텐더스 팀들은 선수만 내주고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해 팀 운영에 지장을 준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오버워치 리그 팀들의 선수 수급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아마추어 발굴과 선수 육성에 앞장서는 컨텐더스 팀들이 안정적인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상안과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오버워치 리그의 아카데미 팀이 없는 한국의 경우엔 안정적인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각 팀의 전용 경기장 마련도 속도를 내야한다. 현재까지 홈 경기장을 마련한 팀은 LA 발리언트가 유일하다. LA 발리언트는 오버워치 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씨어터를 자신들의 홈 경기장으로 사용할 것이라 발표했는데, 이마저도 2020년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홈 경기장을 반드시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진정한 지역연고제의 실현을 위해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미국인 없는 미국 팀', '한국인만으로 이루어진 유럽 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팬들이 적지 않다. 뉴욕 엑셀시오르와 런던 스핏파이어는 선수들부터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한국인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필라델피아 퓨전과 플로리다 메이햄에도 미국인은 한 명도 없다.

국적은 다르더라도 선수들이 자신의 연고지에서 거주하고 경기를 펼쳐야 회의적인 팬들의 반응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 역시 연고지에서 지내야 지역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길 수 있다. 지역 팬들을 끌고 오기 위해서는 전용 경기장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각 팀의 경기장이 마련되지 않아 본래 목표로 했던 홈앤드어웨이 경기를 치를 수 없다면 오버워치 리그는 10년 전 치러졌던 e스포츠 대회인 챔피언십 게이밍 시리즈(CGS)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네이트 낸저는 모든 팀이 경기장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를 향후 3년 내로 예상했는데, 새롭게 오버워치 리그에 가입하는 프랜차이즈 팀이 생길 경우 모든 팀의 경기장 마련은 계속해서 늦춰질 수밖에 없다. 경기장 마련 문제를 각 팀에게만 떠넘기지 말고 블리자드가 함께 도와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오버워치 리그는 분명 시작은 좋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오버워치 리그에 대한 평가가 '시작만 좋았다'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 거액의 돈을 투자해 론칭한,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형태의 e스포츠 대회인 오버워치 리그에는 전 세계 e스포츠 업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오버워치 리그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e스포츠 시장의 흐름이 크게 바뀔 수 있다. 시작도 좋고 끝도 좋은 오버워치 리그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블리자드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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