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팀들도 있다. 6전 전패를 기록한 상하이 드래곤즈와 예상외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댈러스 퓨얼, 그리고 북유럽 선수들로 구성된 플로리다 메이헴이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1승 6패의 플로리다 메이헴은 대서양 디비전에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고, 태평양 디비전의 상하이 드래곤즈는 0승 6패로 꼴찌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두 꼴찌 팀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다르다. 두 팀의 분위기는 선수 입장 시간에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상하이는 선수 입장 때부터 의기소침한 모습이 역력한데 반해 플로리다는 언제 패했냐는 듯 당당하게 입장한다. 플로리다의 입장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나도 자신감이 넘쳐 마치 선 세리머니 같이 보이기도 한다.
플로리다 선수들은 시즌 첫 경기에서는 다른 팀들처럼 평범하게 입장했다. 두 번째 경기인 보스턴전에서는 선두에 나선 'CWoosH' 요한 클링스테드가 홀로 WWE 회장 빈스 맥마흔의 특유의 걸음걸이와 팔동작을 따라하며 입장했다. 이는 격투기 선수인 코너 맥그리거가 경기 전 선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2연패 후의 세 번째 경기부터였다. 플로리다의 상대는 우승후보 서울이었고, 그 누구도 서울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플로리다는 기죽지 않았다. 선수 6명이 모두 빈스 맥마흔의 그것을 선보이며 입장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후 플로리다의 입장 세리머니는 다양해졌다. 상하이전에서는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며 입장했고, 휴스턴전에서는 선수 한 명을 들어 올려 자동차를 운전하는 자세로 입장했다. LA 발리언트전에서는 손가락 찌르기 춤을 추며 무대에 올랐다.
이제 오버워치 리그를 시청하는 팬들은 플로리다의 경기를 기다리게 됐다. 다음엔 또 어떤 모습으로 입장할까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의 의도가 어쨌든 간에 팬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는 확실히 성공한 모습이다.
플로리다의 성적은 바닥을 기고 있다. 하지만 성적과 팬심이 항상 비례하진 않는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꼴지를 하더라도 많은 팬들을 모을 수 있다면, 그 두터운 팬층을 통한 수익으로 더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 순위 반등을 꾀할 수도 있다.
수익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받는 힘도 달라질 것이다. 연패를 거듭해도 팀 분위기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언제고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플로리다다. 선수들이 매번 즐거움을 준다면 팬들도 당장의 성적에 상관없이 그들을 응원할 테고, 그것은 결국 선수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로 돌아올 것이다.
상하이도 플로리다의 긍정적인 팀 분위기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서양과 동양의 문화 차이로만 치부하기엔 상하이에 드리운 그림자가 너무 짙다. 선수들 스스로가 자신감이 넘칠 때 팬들도 응원할 맛이 난다. 팬들이 두 꼴찌 팀을 다르게 보는, 상하이보다 플로리다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