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SK텔레콤의 상체가 흔들렸다. 주전으로 나선 톱 라이너 '운타라' 박의진과 정글러 '블랭크' 강선구가 이전같은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박의진은 중심을 잡지 못했다. BEST.GG가 분석한 퍼포먼스 포인트의 킬과 어시스트 점수를 보면 박의진의 교전 참여율이 저조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스플릿 푸시 운영으로도 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 박의진의 오브젝트 컨트롤 점수는 상당히 저조했다. 강선구 또한 오브젝트 컨트롤 능력이 부족해 승리의 눈덩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SK텔레콤에겐 로스터를 변경하거나 전략을 바꾸는 등의 결단이 필요했다. 그리고 SK텔레콤은 비교적 단기간에 시도할 수 있는, 하지만 조금 더 위험 부담이 큰 로스터 변경을 택했다. 신인 정글러 '블라썸' 박범찬의 기용이다.
박범찬은 4일 bbq전에서 깜짝 출전해 팀의 승리를 보조했다. 이전부터 솔로 랭크와 연습 경기 성적이 상당하다고 알려졌는데, 롤챔스 무대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냈다.
롤챔스 데뷔전을 뜻깊은 승리로 장식한 박범찬은 연속 출전한 11일 KSV전에서 기량을 꽃 피웠다. 1세트 자르반 4세를 선택한 박범찬은 하단 포탑 다이브 공격부터 날카로운 기습까지 날이 선 공격력을 선보였다. 3킬 1데스 9어시스트, 킬관여율 92%에 달했다.
박범찬은 2세트에서도 세주아니를 플레이 해 킬관여율 92%를 기록하며 승리에 상당부분 기여했다. 박범찬의 날카로운 공격과 과감한 운영은 SK텔레콤이 필요로 하던 부분과 딱 맞아 떨어졌다. 덕분에 SK텔레콤은 KSV를 2대0으로 완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범찬에게 승리 이상의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는 이유는 그의 두 번째 상대가 KSV였기 때문이다. KSV는 강팀으로 꼽힐 뿐더러 '하루' 강민승, '앰비션' 강찬용이라는 베테랑 선수를 보유한 팀이다. 그 경기에서 박범찬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고, 큰 실수없이 경기를 끝마쳤다.
박범찬은 경기 후 "굉장히 긴장 되어 몸이 굳을 정도"였다고 말했지만, 경기력만큼은 개화를 앞둔 꽃처럼 부드러웠다.
'꽃이 피다'는 뜻의 블라썸. 박범찬은 꼭 닉네임처럼 활짝 피어올랐고, SK텔레콤에게 봄을 안겨줬다. 꽃이 만개한 SK텔레콤의 롤챔스 스프링은 이제 시작이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