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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사과다워야 사과다

[기자석] 사과다워야 사과다
아프리카 프릭스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는 아프리카TV가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에이밍' 김하람에 대한 자체 징계 내용을 공개했지만 들끓어 오른 비판 여론에 기름만 부었다.

아프리카TV는 11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에 일어난 아프리카 프릭스 프로게임단 관련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6일 '일베 논란'에 휩싸인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에 대해 자체 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혔던 아프리카 프릭스는 징계 내용에 대해 공개하지 않은 채 8일 락스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김하람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팬들은 곧바로 반발했다. 징계 수위나 내용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선수를 출전시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비판했고 최연성 감독이 경기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팬들을 이해시키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김하람을 출전시킨 아프리카 프릭스의 상식 밖의 행동에 대한 여론은 계속 좋지 않았고 아프리카TV는 총괄 부사장을 내세워 12일 사과했고 징계 수위를 밝혔다.

골자는 김하람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잔여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며 사회 봉사 20시간과 역사, 사회, 문화 등에 대한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게임단 단장인 장동준 상무가 사임하며 사무국장 이하 감독과 코치는 선수 관리 감독에 대한 보완 교육을 이수하도록 조치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징계는 늦기도 했지만 솜방망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하람이 롤챔스 잔여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외적으로는 팀에게 큰 영향을 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네 경기에 나서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 포스트 시즌까지 걸려 있기에 전력 약화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김하람이 징계를 받는 이유를 감안하면 약하기 짝이 없다. 또 사회 봉사 활동이나 역사, 사회, 분화에 대한 강좌 및 소양 교육을 하겠다는 것도 구체적인 진행 방향이나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아 공감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단장을 사임시킨다는 징계 또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혹자는 단장을 사임시킨 것이 게임단에 영향이 클 것이라며 대단한 징계를 내린 것처럼 평가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장동준 단장은 프로게임단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책임자이기는 하지만 단장만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홍보와 편성 등이 장 단장의 핵심 업무이며 게임단 운영은 부수적인 일이다. 단장직을 내려 놓았을 뿐 장 단장에 대한 정직이나 감봉 등 추가적인 징계 조치는 없다. 영화 '머니볼'에서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의 빌리 빈 단장처럼 팀이나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게 큰 인물이 단장에서 사임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쏘리워치'의 대표가 올린 제대로 사과하는 법을 인용해 본다.
1. 자기의 잘못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자
2. 잘못을 확실하게 인정하자
3. 대상이 주가 되어야지 사과하는 사람이 주가 되면 안된다.
4. 적절한 보상을 하자.
5. 용서해달라고 말하지 말자.

이 다섯 가지 중에 아프리카 프릭스는 몇 가지를 지켰을까. '에이밍' 김하람에 대한 일련의 사태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는 대부분의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사과의 시기, 내용, 방식 등에 있어 핵심을 읽지 못했다. 무엇을 하든 공분만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이번 사태는 다른 프로게임단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과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사과해야 한다면, 징계를 내려야 한다면 진심이 전달되어야 한다. 사과를 하고도 비난을 받는다면 그 사과는 진정한 의미의 사과가 아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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