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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승부 조작 방지 위한 마지막 자구책

부산연제경찰서는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승부 조작이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부산연제경찰서는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승부 조작이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e스포츠 업계가 호환, 마마보다 두려워하는 말이 승부 조작이다. 2010년 핵심 선수들이 불법 베팅 사이트를 통한 승부 조작과 연루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고 상승 조짐이 일어날 때마다 휘청거렸다. 작게는 후원사가 줄어들었고 크게는 방송국까지 폐국됐다.

2010년 마 씨 등이 연루된 승부 조작이 적발되면서 프로게임단 3~4개가 문을 닫았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 리그를 후원할 기업들이 나타나지 않아 대회가 띄엄띄엄 열리기 시작했다. OGN은 핵심 콘텐츠를 스타1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로 전환했고 MBC게임은 급기야 음악 채널로 콘텐츠를 전환해버렸다.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에서도 승부 조작은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GSL 우승자 출신으로 일가를 이룬 저그 이 씨와 프로게임단의 감독이 승부 조작에 연루되면서 해당 프로게임단은 사라졌고 그 시즌이 끝난 뒤 팀전이었던 프로리그가 폐지됐다. 팀 단위 대회가 없어지면서 굳이 스타2 팀을 운영할 필요가 없어진 기업들도 철수했다.

이런 길을 걸어왔기에 2018년 3월에 들려온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이하 스타크) 대회의 승부 조작 소식은 관계자들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15일 지난 해 11월 지스타에서 열린 스타크 대회 8강에서 한 프로토스 선수가 고의로 지고 이 댓가로 450만 원을 받았다고 승부 조작의 내용을 공개했다.

스타크로 진행되는 리그는 이제 거의 없다. 지스타에서 열린 국제 대회는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대회이고 아프리카TV가 진행하고 있는 시즌제 대회는 1년에 2~3 번 대회를 열고 있다. 이번 승부 조작 사건으로 인해 대회가 사라진다고 해도 두 개의 대회밖에 없다.

스타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에게 대회 하나하나는 엄청나게 소중하다. 개인 방송에서 게임 자키 생활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에게 대회 성적은 곧 시청자 숫자와 직결된다. 대회 상금을 노리기 보다는 상위 입상을 통해 시정차를 늘리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만약 대회가 없어진다면 선수들에게는 실력을 어필할 무대가 사라진다.

프로게이머라기 보다는 게임 자키에 더 가까운 선수들이 스스로 승부 조작 제의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그들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막아줄 팀도, 기업도, 감독도, 코치도 없기 때문이다.

몇 개 남지 않은 스타크 대회를 지켜내기 위해 선수들간의 상호 견제 또는 감시 등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뤄야 하는 선수들에게 서로를 의심하라는 것이 부당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승부 조작이 또 일어난다면 스타크래프트로 리그를 열고 싶은 곳은 없을 것이고 선수들은 뛸 무대를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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