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철 감독은 인터뷰에서 베트남 지역의 LoL 인기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랭크 게임을 많이 하며, 세 번째로 시청자가 많은 지역이라고. 축구와 더불어 국민 스포츠라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였다.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 LoL하면 한국, 중국, 북미,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생각했기에 베트남의 성장세를 눈치채지 못했다. 어느 정도 낌새가 있었음에도 말이다.
2017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베트남 LoL팀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북미 솔로미드(TSM)와 중국 월드 엘리트(WE), 유럽 G2 e스포츠를 한 차례씩 제압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기가바이트 마린즈의 행보는 2017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눈에 띄었다. 메인 스테이지에 직행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유럽의 프나틱을 꺾고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뒀다. 북미 임모털스에게 패배를 설욕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떠올랐고, 이는 베트남 리그의 성장을 의미했다.
슈퍼 스타 'Levi' 도두이칸의 등장도 빼놓을 수 없다. 도두이칸은 베트남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2017 올스타전에서 96.2%의 득표율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것만 봐도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도두이칸은 베트남 선수로서는 이례적으로 북미로 진출, 100 씨브즈 아카데미에 입단했다.
베트남은 천천히 성장했고, 점진적으로 성과를 일궈냈다. 이에 2018 MSI에서 동남 아시아와는 별개의 지역 시드권을 받아 플레이-인 스테이지 2라운드에 진출했다. 베트남만의 시드권이 생겼다는 것, 더욱이 대만/홍콩/마카오 지역과 함께 2라운드에 진출했다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 베트남의 성장을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인철 감독은 "동남아시아, 와일드카드 지역과 한국, 유럽, 북미, 중국의 격차는 점점 좁혀질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다. 그리고 다음 주자는 베트남이 될 공산이 크다.
2018 MSI에 출전하는 베트남 대표는 에보스 e스포츠다. 승강전을 통해 베트남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VCS) 2018 스프링에 올라 정규 시즌 12승 2패를 기록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팀이다. 결승전에선 베트남 최강 팀 기가바이트 마린즈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에보스 e스포츠는 베트남 지역에서 최고의 반전 드라마를 써냈다.
그렇기에 2018 MSI가 더욱 기대된다. 베트남에서 나왔던 에보스 e스포츠의 반전 드라마를 MSI란 무대에서 보고 싶단 욕심이 생긴다.
베트남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슈퍼 스타를 배출하며 전세계 LoL 시장에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잠재력은 뛰어나고 성장세는 무섭기까지 하다. 2018 MSI는 또다른 반전의 시작일지도.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 지역을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