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올해는 특별한 일정이 추가됐다. LoL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시범 종목으로 선정된 것이다.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 선정은 e스포츠 역사에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사건이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순간에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이 빠지는 것은 어쩐지 자존심 상한다. 당당히 출전해서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는 것. 목표는 자연스럽게 설정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가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선수들의 피로다.
아시안게임은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진행된다. 롤챔스 2018 서머와 정확히 겹치는 일정. 서머 시즌 중간에 열리는 리프트 라이벌스까지 생각하면 도저히 틈이 없다. 가까스레 모든 일정을 소화한 대도 서머 우승팀은 곧바로 월드 챔피언십을 준비해야 한다.
하반기 안에 많은 대회를 끝마쳐야 하는 탓에 서머 시즌 일정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는 일주일 내내 경기를 하는 기간이 있다는 등, 하루에 세 경기를 할 수 있다는 등 빽빽한 일정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선수들의 일정은 단순히 한 경기를 치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경기에 앞서 상대팀에 대해 분석하고,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하고, 경기 후에는 영상을 복기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이미 쉴 틈 없이 시즌을 치르는 선수들에게 촉박한 일정은 더욱 부담으로 다가온다.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어떤 일정도 포기할 수 없다면 서머 시즌 대진표부터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물론 비출전팀과의 형평성이 깨지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국제 대회 성적에 관해 부담감을 덜어 줄 필요도 있다. 시차, 음식, 피로감 등 선수들은 불리한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한다. 이런 상황에서 잘 하는 것이 대견하고, 칭찬 받을 일이다. 못 한다고 해서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1시간 60분, 1일 24시간이 주어진다. 선수들은 이를 쪼개고 쪼개 연습하고, 대회에 참가한다. 리그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수들의 피로함을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