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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스타2 택한 정명훈, 귀감이 되길

[기자석] 스타2 택한 정명훈, 귀감이 되길
'국본'이라 불리던 정명훈이 전역했다. 2015년말 은퇴를 선언한 뒤 2016년 여름에 의무 경찰로 입대한 정명훈이 군 생활을 마쳤다. 데일리e스포츠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명훈은 "스타크래프트2 종목을 복귀할 계획을 세웠다"라고 말했다.

정명훈과 통화한 기자는 귀를 의심했다.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가 아니라 스타크래프트2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명훈이 스타2에서 좋은 성과를 낸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명훈은 스타1에서 전설급 선수였다. 데뷔가 늦어서 4대 천왕이나 택뱅리쌍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공식 대회 끝물에 허영무와 2연속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맞붙는 등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 데뷔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2008년 인크루트 스타리그에서 저그 상대로 메카닉 전략을 선보이면서 결승까지 올라간 정명훈은 2009년 바투 스타리그 준우승, 하노이 실내 아시안 게임 2위 등 크고 작은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2011년 박카스 스타리그에서 우승한 뒤에는 2011년 진에어 스타리그, 2012년 티빙 스타리그에서 연속 준우승을 달성했다. 팀 단위 리그인 프로리그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펼친 정명훈은 08-09 시즌 SK텔레콤 T1이 우승할 때 결승전 MVP를 수상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정명훈은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반면 스타2에서 정명훈이 보여준 성과는 미비했다. 코펜하겐 게임즈 스프링 2015에서 준우승을 했다고는 하지만 팬들이 인정하는 메이저 개인리그는 아니었고 GSL이나 SSL에도 스타1 때처럼 자주 진출하지 못했다. 스타1에서 최고의 선수들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재목으로 꼽혔지만 스타2에서는 톱 10에도 들기 어려운 선수라고 평가절하됐다.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정명훈은 진로를 고민했고 스타2 선수로 돌아오겠다고 결정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소속팀 없이 활동하고 있고 연봉 등 고정 수입이 없는 상황이지만 정명훈은 또 한 번 도전하기로 했다.

정명훈이 스타2를 택하는 과정에는 먼저 전역한 문성원의 영향이 컸다. 메이저 개인리그에는 아직 올라가지 못했지만 전역 이후에 스타2를 계속 플레이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한 문성원의 모습을 보면서 정명훈도 그 길을 걷기로 했다고. 정명훈은 휴가를 나왔을 때에도 계속 연습했고 래더 순위 상위권까지 실력을 올려 놓았으며 전역하는 날 스타2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정명훈은 "프로게임단이 많지 않고 후원을 받는 선수도 드물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병역의 의무까지 마쳤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스타2에 올인하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라고 단호한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꾸준히 GSL이 열리고 해마다 IEM 월드 챔피언십이나 WCS 글로벌 챔피언십 등이 개최되고 있지만 스타2는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새로 유입되는 선수들은 많지 않고 기존 선수들도 나이가 많아지면서 군에 가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시점에 정명훈과 같이 전역한 선수가 복귀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다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길을 선택한 정명훈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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