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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아, 퍼즈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경기 중단 상황이 길어지자 SBS가 자막에 내건 문구.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경기 중단 상황이 길어지자 SBS가 자막에 내건 문구.
KBS와 SBS 등 지상파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중계된 e스포츠 종목이 인도네시아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연달아 중지되면서 제대로 방영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KBS와 SBS는 27일 자카르타 마하카 스퀘어 브리트마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아시안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A조 풀리그 1일차 한국과 중국과의 대결을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 KBS는 성승헌 캐스터와 이현우, 고인규 해설 위원, SBS는 박상현 캐스터와 김동준, 강승현 해설 위원을 내세우면서 실시간 중계를 진행했고 각종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0위 안에 관련 검색어를 4~5개씩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 양상도 괜찮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스코어' 고동빈의 그라가스가 상단으로 올라가 퍼스트 블러드를 만들어냈고 하단으로 내려가 추가 킬을 만들어내면서 앞서 나갔다. 톱 라이너 '기인' 김기인은 중국의 2인 다이브 공격을 받으면서도 한 명을 데려가기도 했다. 하단에서 추가로 재미를 보려던 한국은 중국의 덫을 밟으면서 3킬을 허용하면서 킬 스코어 4대4가 됐지만 합동 공격으로 아칼리를 잡아내며 5대4로 재역전했다. 포탑 파괴 숫자나 골드 획득량에서도 한국이 앞서면서 여러 모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중단 요청(퍼즈)이 들어오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전에도 두 번의 요청으로 인해 중단됐던 한중전은 세 번째 퍼즈가 선언되면서 크로노 브레이크를 통해 복구하기로 했다.

중단 시간이 길어지자 KBS2는 편성 시간 관계로 생중계를 그만하기로 했다. 오후 3시30분부터 'TV 유치원'을 방영해야 하는 일정이 짜여 있었기 때문. SBS는 복구되는 대로 재개하겠다고 자막을 내보냈고 하루 전인 26일 한국이 메달을 획득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전송했다.

그러던 가운데 갑자기 경기가 재개됐다. 한국은 이미 내셔 남작을 가져간 상황이었고 중국 팀의 중단을 밀어붙이면서 연신 신을 내고 있었다. 싸움에서도 대승을 거두면서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의 애쉬가 쿼드라킬을 달성했고 그대로 넥서스까지 밀어붙여 승리했다.

한국이 강적 중국을 무너뜨리면서 남아 있는 조별 풀리그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유의미한 경기였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중계되지 않았다. 치열한 눈치 싸움 속에서 내셔 남작을 가져가고 몰아치는 장면은 20분이 넘은 전황의 백미다. 언제 풀릴지 모르는 세 번째 퍼즈로 인해 다른 영상을 내보내야 했기에 놓쳤다고는 하지만 오롯한 재미를 주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스포츠는 인터넷 사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탄생 배경 자체부터 온라인 베이스이기에 인터넷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면 대회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IT 인프라가 한국과 같을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본 한중전에서 유독 퍼즈가 자주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앞으로 e스포츠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최우선이다. 아무리 중요한 경기여도 침대 축구가 나오고 비디오 판독으로 시간이 소요되면 채널을 돌리는 것이 시청자다. 중간중간 퍼즈로 인해 중단 요청이 발생하고 경기 복원이라는 기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시간이 길어진다면 빡빡하게 편성되어 있는 지상파에서는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사상 첫 지상파 생중계를 통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 e스포츠 도약의 기회가 인도네시아 현지 사정이라는 이유로 인해 사라진 것은 아니길 바란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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