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M은 배틀그라운드 팬들이 주목한 대회였다. PKL이 비시즌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점수 제도를 시험한 무대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회를 지켜본 대부분이 만족감을 표시했다.
OSM은 이제까지 기준이 돼왔던 순위 점수를 모조리 없앴다. 오직 라운드 1위 팀에게만 10점을 줬고, 나머지는 킬당 1점씩으로 환산해 점수를 책정했다. 지루한 게임 양상을 탈피하고 적극적인 교전을 유도하고자 도입한 룰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파밍으로 시간을 보내던 극초반에도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랜드마크가 겹치더라도 후반을 도모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전의 대회들과는 달랐다.
후반부에는 순위 방어를 하느라 구급상자 플레이를 하거나 교전을 피해 숨어있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OSM에서는 1점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 마지막까지 적극적인 교전이 이어졌다. 우승이 힘들다고 판단된 팀은 1킬이라도 더 하려고 악착같이 뛰고 쏘았다. 챔피언이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선 진정한 '여포'가 돼야만 했다.
OSM이 보여준 것은 확실하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점수 제도 개편만으로 게임 양상과 보는 재미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1위에게 주어지는 10점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도 있지만 OGN은 다양한 점수 제도를 시험했고, 현재의 룰이 가장 변별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는 최후의 생존자가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임의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진다.
이전과 확 달라진 경기 양상과 교전이 필수적인 룰 때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보는 이들의 재미다. 보는 이가 재미를 느껴야 팬이 생기고, 팬이 있어야 선수 활동의 의미도 생긴다.
OSM의 점수 제도가 다가올 PKL에서도 쓰일지는 알 수 없다. 현재까지 펍지주식회사의 기조로 봤을 때 이전의 점수 제도를 고수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제도가 존재한다면 펍지주식회사도 해당 제도의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2019년 진정한 배틀그라운드 프로리그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다양한 실험을 멈추지 말아야 할 때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