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의 핵심 딜러는 '바이퍼' 박도현이다. kt 입장에서는 박도현의 캐리력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중반 이후 승부를 장담하기 힘들다. 박도현 저지 임무를 맡은 선수는 고동빈이었다. 고동빈의 세주아니가 CC기를 활용해 박도현의 발을 묶어줘야 다른 선수들이 박도현을 제압할 수 있었다.
고동빈 입장에서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먼저 하단 개입 공격을 시도해 박도현의 카이사를 한 차례 끊어냈고 첫 포탑 철거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박도현의 카이사가 초반 불리함을 딛고 성장해나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8분경 상단에서 벌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박도현이 카이사의 궁극기와 소환사 주문까지 절묘하게 활용해 카이팅을 시전해 kt 선수들을 차례로 제압한 것.
이후 그리핀 박도현은 교전마다 카이사 궁극기를 공격적으로 활용해 적진으로 침투했다 빠지는 식의 카이팅으로 kt 진영을 교란했다. 고동빈은 견제 대상인 박도현의 카이사를 수 차례 노렸으나 세주아니 궁극기 '빙하 감옥'을 허공에 날리는 장면을 수 차례 연출하며 주어진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박도현은 정규 시즌에서도 카이사가 맹위를 떨친 바 있다. 그 당시 '카이사 몰아주기' 전략 덕을 봤으나 이번 결승 1세트에서는 몰아주기 없이도 무서운 위력을 발휘했다. 박도현의 카이사에 농락당한 고동빈이 남은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