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스포츠는 이현우 해설 위원과 고인규 해설 위원의 예상을 통해 각 조에 속한 팀들의 전력을 분석해보고 어떤 팀이 올라갈지 점쳐 봤습니다. 두 해설 위원 이름의 가운데 글자를 따서 '현인'의 예상이라고 이름을 붙여 봤는데요. '현인'이 8강에 올라갈 것이라 분석한 팀들은 선전할지, 최종 결정의 순간에 '현인'의 예상이 적중할지 함께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 편집자주 >
'현인'은 B조에서 로얄 네버 기브업(이하 RNG)와 젠지 e스포츠가 당연히 8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나란히 이야기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전문가가 아닌, 팬이라도 두 팀이 8강에 갈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RNG와 젠지의 전력이 탄탄하며 월드 클래스라는 뜻일 겁니다.
RNG는 2018년 자국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에서 스프링과 서머를 싹쓸이했을 뿐만 아니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도 정상에 오르면서 중국에게 3년 만에 MSI 트로피를 찾아줬습니다. 여기에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한국 대표들을 꺾으면서 우승했고 RNG 소속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까지 획득하면서 최고의 한 해를 맞고 있습니다. 한 외국 매체에서는 RNG가 롤드컵까지 석권한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에서 한 해에 나올 수 있는 모든 우승을 휩쓸면서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젠지 또한 강력한 기세를 타고 있습니다. 2016년과 2017년 삼성 갤럭시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롤드컵에서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고 2017년에는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의 3연속 우승을 저지하면서 3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죠. 2018년 LCK에도 역시 결승조차 가지 못했던 젠지는 한국 대표 선발전을 통해 롤드컵 티켓을 손에 넣었습니다. 가을에 강해지는 젠지의 위력이 롤드컵 때가 되면 더욱 강해지는 것은 이제 정론입니다.
같은 조에 속한 유럽 2위 바이탤리티와 북미 3위 클라우드 나인의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현인'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큰 대회 경력이 많지 않은 바이탤리티는 서머 시즌에 다채로운 플레이를 펼치면서 롤드컵까지 올라왔습니다. 클라우드 나인(이하 C9)은 6년 연속 롤드컵에 진출하면서 이번 대회 참가팀 가운데 가장 오랜 연속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북미 팀 중에서 가장 높은 단계까지 올라간 적이 있기에 주목을 받고 있지만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전력으로 봤을 때에는 RNG와 젠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현우=B조의 구도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게 될 것 같다. 누가 1위가 될지는 잘 모르겠고 난전이 펼쳐질 수도 있지만 RNG와 젠지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 문장에 상수와 변수가 다 들어있다고 본다. 한국과 중국, 북미와 유럽 등 원조 메이저 지역이 다 들어있는 조여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동안 롤드컵에서 거둔 성과나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을 감안할 때 RNG와 젠지를 맞이하는 C9과 바이탤리티가 넘어설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C9은 북미의 젠지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가을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이 두 팀을 상대로 강세를 보일지는 의문이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북미 지역 대표 선발전에 미치지 못했다. 한 마디로 기대 이하였다.
바이탤리티는 지역 대표 선발전이나 플레이-인 스테이지 등을 치르지 않았기에 경기력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버라이어티하지만 롤드컵을 앞두고 얼마나 다듬었는지가 다크 호스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RNG와 젠지는 '대놓고' 세다. 북미와 유럽의 다크 호스가 뛰어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가 있다면 두 팀 모두 단판제에는 올인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다전제 승부를 펼치는 8강 이상에 초점을 두고 있는 팀들이기에 16강에서 기본기 싸움을 펼칠 가능성이 있고 그러다 보면 한두 판 정도는 질 수도 있다. 하지만 8강에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고인규=2018년 롤드컵의 테마를 'RNG를 이겨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2018년의 RNG는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을 제패했고 스프링 우승팀들이 모이는 MSI를 우승했으며 지역 단위 대회인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결승전에서 한국 팀들을 척척 잡아내고 중국을 정상에 올렸다. 사상 첫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한국이 정말 우승하고 싶었던 아시안 게임에서도 중국 대표팀의 주축을 차지하면서 금메달을 따냈다. 남은 것은 롤드컵뿐이다.
RNG를 상대하는 젠지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2016년과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16강 조별 풀리그에서 RNG를 상대하는 젠지는 2017년에 두 번 모두 패하면서 애를 먹었다. 또 아시안 게임에서 'Uzi' 지안지하오와 'Ming' 시센밍 조합을 상대로 젠지가 자랑하는 '룰러' 박재혁과 '코어장전' 조용인 조합이 무너진 것도 심리적 불안감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이다.
C9이나 바이탤리티도 북미와 유럽의 경쟁을 뚫고 올라온 팀이지만 RNG와 젠지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C9은 롤드컵 단골 손님이었던 솔로미드를 꺾으면서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을 때만 해도 '올해도 북미는 C9을 믿고 가는구나'라고 평가할 수 있었지만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봤을 때에는 불안 요소가 많다.
바이탤리티는 다양한 챔피언을 활용하면서도 유럽 지역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롤드컵 무대에 섰다. 유럽 지역 안에서 잘했을 때의 느낌을 롤드컵에서 살린다면 3위는 충분히 해낼 것 같은데 2위 이상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