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스포츠는 이현우 해설 위원과 고인규 해설 위원의 예상을 통해 각 조에 속한 팀들의 전력을 분석해보고 어떤 팀이 올라갈지 점쳐 봤습니다. 두 해설 위원 이름의 가운데 글자를 따서 '현인'의 예상이라고 이름을 붙여 봤는데요. '현인'이 8강에 올라갈 것이라 분석한 팀들은 선전할지, 최종 결정의 순간에 '현인'의 예상이 적중할지 함께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 편집자주 >
C조에는 한국 지역 1번 시드를 배정받은 kt 롤스터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상하리만치 롤드컵과 인연을 맺기 어려웠던 kt는 서머 결승전에서 그리핀의 돌풍을 잠재우면서 당당히 한국 1위 자격으로 롤드컵에 출전했습니다.
kt와 경쟁하는 팀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북미 지역 1번 시드인 리퀴드와 LMS 지역 2번 시드인 매드팀, 여기에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가장 좋은 승률을 보유하면서 16강에 합류한 중국 대표 에드워드 게이밍(이하 EDG)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조 편성이 발표됐을 때 일각에서는 C조를 죽음의 조로 꼽기도 했는데요. 매드팀의 전력이 가장 약하다고 평가하며 탈락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고 kt의 8강 진출은 상수로 놓으면서 리퀴드나 EDG 둘 중에 한 팀이 티켓 하나를 놓고 경합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과연 '현인'은 북미 1위 리퀴드와 중국 3위 EDG 중에 어느 팀이 8강에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을까요.
이현우=kt 롤스터와 리퀴드가 8강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4개조의 8강 진출팀을 예상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낀 조였다. 전통적으로 롤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내왔던 LCK와 LPL, LMS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고 북미 팀인 리퀴드는 2018년 스쿼드에 대해서는 탈북미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 예상된다.
올해 롤드컵에 참가한 팀들의 전력을 분석할 때에는 한 포지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팀의 에이스라고 불리는 선수에게 주목하기 보다는 5명의 선수들이 얼마나 고른 실력을 보유하느냐를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던 패턴인데 한두 선수에게 의존했다가 무너지는 경우가 자주 생겼고 눈에 띄는 선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맞는 팀들이 선전하면서 승수를 챙겼다.
이번 롤드컵에서 5명의 밸런스가 가장 잘 맞는 팀들이 C조에 대거 몰려 있다. kt는 주전으로 나서는 5명의 경기력이나 기량이 매우 잘 맞는다. 빈틈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능력치 또한 대부분 높기에 8강 진출은 낙관적이다.
리퀴드와 EDG 중에 고민했는데 리퀴드의 손을 들었다. 유머 코드를 살짝 섞어서 표현하자면 "이번에 한 번 더 리퀴드를 믿어 보자"라는 생각으로 리퀴드를 골랐다.
리퀴드도 kt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북미에서 펼친 경기들을 보면 다른 팀들보다 한 수 위이고 모자란 점을 찾기가 어렵다. ' Doublelift' 일리앙 펭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줄어 들면서 하체가 오히려 탄탄해졌고 상체 또한 'impact' 정언영의 합류로 균형감을 더했다.
그렇다고 해서 EDG가 크게 전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피니티 e스포츠에게 덜미를 잡힐 때나 데토네이션 포커스미를 상대할 때 보면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부분이 느껴졌다.
매드팀에 대해서도 평가를 내리자면 다섯 포지션이 둥글게 잘하긴 하지만 강팀 혹은 S급이라고 평가할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하위 호환 같은 느낌을 준다.
고인규=kt 롤스터와 리퀴드가 8강에 진출할 것이라 예상한다. kt는 완전체라는 느낌까지 준다. 미드 라이너인 '유칼' 손우현이 롤드컵 경험이 없다는 것이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지만 LCK에서 포스트 시즌을 치를 때를 돌이켜 보면 손우현은 큰 경기에 더 강해지는 선수라는 생각까지 든다. 담대하다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롤드컵 경험이 있다. 2014년 삼성 갤럭시 화이트가 우승했을 때 '마타' 조세형이 일원이었고 2015년 유럽에서 열린 롤드컵에 '스맵' 송경호가 KOO 타이거즈, '데프트' 김혁규가 EDG, '스코어' 고동빈이 kt 소속으로 출전했다. 송경호, 김혁규, 조세형은 2016년에도 롤드컵에서 경쟁을 펼친 바 있다.
리퀴드는 북미 스프링과 서머를 연이어 우승했다. 결승전에서 100 씨브즈와 클라우드 나인을 각각 3대0으로 셧아웃시키는 모습은 엄청나게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단판제로 진행되는 정규 시즌에서 스프링 11승7패, 서머 12승6패로 완벽하지는 않았기에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 대한 걱정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드컵 경험이 풍부한 'Impact' 정언영이 상단을 탄탄하게 지켜주고 하단에서 일리앙 펭이 버텨준다면 충분히 조별 풀리그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EDG는 롤드컵 이전까지 개인적으로 내린 평가가 좋았지만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인피니티 e스포츠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기대치가 확 내려갔다. 져서는 안될 경기였다. 5년 연속 롤드컵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매년 조금씩 성적이 내려가고 있다는 점도 불안함을 더한다. 정노철 감독이 LCK팀을 상대하는 법을 알고 있기에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플레이-인 스테이지 때보다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매드팀은 하단 듀오가 강력한 팀이다. 리프트 라이벌즈를 중계할 때 매드팀의 하단 듀오에게서 젠지 e스포츠의 느낌이 난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라인전에서 중국, 한국 팀들을 맞아 팽팽하게 끌고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상체가 약해보였다. 중후반에 하단 듀오만 조심하면 된다는 약점을 확실하게 갖고 있는 팀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