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북미 대표팀들은 언제나 팬들을 실망시켰다. 대표적인 메이저 지역이기는 하지만 항상 16강이 끝나면 대부분 짐을 싸서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고 살아 남은 팀도 8강을 넘어서지 못했다.
북미는 작년까지 TSM이 롤드컵에 단골 손님으로 출전했고 클라우드 나인(이하 C9) 또한 올해까지 무려 6년 연속 개근을 이어갔다. 3장의 롤드컵 출전권 가운데 2장을 TSM과 C9이 가져갔으니 한 장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두고 시즌을 벌인 것이나 다름 없다.
롤드컵 원년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된 대회에서 TSM이 패자조로 떨어진 뒤 승승장구하면서 패자 결승까지 올라갔고 이 기록이 북미가 롤드컵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이다. 하지만 대회 방식이 지금의 롤드컵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이 기록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롤드컵 방식이 자리를 잡은 2012년에는 북미 대표로 카운터 로직 게이밍 프라임과 디그니타스, TSM이 참가했다. 조별 풀리그에서 북미는 한 팀도 살아남지 못했고 시드를 배정 받아 8강에 올라온 TSM은 한국 대표 아주부 프로스트에게 0대2로 패하면서 일찌감치 롤드컵 일정을 마감했다.
2013년도 상황은 비슷했다. TSM과 벌컨이 조별 풀리그에서 탈락한 북미는 혜성처럼 등장한 C9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8강에서 유럽 대표 프나틱에게 1대2로 패하면서 또 다시 조기 마감했다.
2014년 8강 시드 제도가 없어지고 16강 조별 풀리그를 도입한 첫 해 롤드컵에서 TSM과 C9이 각 조 2위로 풀리그를 통과하면서 북미는 오랜만에 두 팀이 8강에 올랐지만 한국 팀을 만나 모두 탈락했다. TSM은 삼성 갤럭시 화이트에게, C9은 삼성 갤럭시 블루에게 모두 1대3으로 패하면서 8강에서 동반 탈락했다.
2015년은 최악의 해였다. 카운터 로직 게이밍, C9, TSM 모두 16강 조별 풀리그에서 탈락하면서 8강에는 한 팀도 올라가지 못했다. 2016년 똑같은 팀들이 롤드컵에 다시 나선 북미는 C9이 8강에 진출했지만 삼성 갤럭시에게 0대3으로 완패하면서 자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의 주인공이 누가 되는지를 구경만 해야 했다.
2017년 TSM과 임모털스, 클라우드 나인(이하 C9)이 북미 대표로 나섰고 C9만 8강에 진출한 북미는 중국 대표 월드 엘리트와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2대3으로 패하면서 8강에 가지 못했다.
지금까지 롤드컵에서 북미가 고전했던 역사를 살펴 보면 그나마 C9이 8강에 가장 많이 오르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우위라고 평가되던 팀들이 5전제에서 무너지는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C9이 아프리카 프릭스를 꺾으면서 처음으로 4강에 올라가는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