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롤드컵에서 북미는 또 다시 그런 상황에 몰리는 듯했다. 북미 LCS 스프링과 서머를 모두 우승한 리퀴드가 2승4패로 조별 풀리그에서 탈락했고 2번 시드인 100 씨브즈마저 똑같은 길을 걸었다.
오래 살아 남아 달라는 북미 팬들의 간절한 바람을 이뤄준 팀은 북미 지역 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클라우드 나인(이하 C9)이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치러야 했던 C9은 데토네이션 포커스미와 카붐 e스포츠가 속한 조에서 4전 전승으로 2라운드에 올랐지만 경기력이 올라오지는 않은 상태였다. 갬빗 e스포츠를 만난 2라운드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16강 조별 풀리그에 진출했다.
메이저 지역치고는 경기력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C9은 16강에서 전 대회 우승팀인 젠지 e스포츠, 이번 대회 우승 확률이 가장 높았던 로얄 네버 기브업과 한 조에 편성되면서 조기 탈락이 예상됐다. 실제로 1승2패로 1라운드를 마쳤던 C9은 2라운드에서 3전 전승을 달리면서 로얄 네버 기브업과 1위 결정전을 치를 정도로 경기력이 살아났다.
8강에서 한국 팀인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하면서 C9의 경기력은 절정에 달했다. 아프리카 프릭스가 공격 메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C9은 10분대 후반에 5명이 똘똘 뭉쳐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면서 불리하던 상황을 극복했다. 초반에 유리하면 그대로 이기고, 불리하면 전투로 극복해낸 C9은 아프리카를 3대0으로 격파하면서 북미 팀 사상 처음으로 롤드컵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C9은 4강에서 유럽 대표 프나틱을 상대한다. 라이엇 게임즈가 리프트 라이벌즈에 경쟁 지역으로 붙여 놓을 지역으로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는 북미와 유럽이기에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