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HGC)이라는 글로벌 통합 리그를 출범시켰고 3년만에 폐지를 선언했다.
HGC의 시작은 좋았다. 국제 단일 리그의 출범으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팬들은 HGC로 모였고 첫 해 결승전에서 25만7,000명의 순간 최고 시청자를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2017 HGC는 상금 규모도 늘어났고,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위해 연간 2만 달러(한화 약 원)의 지원금이 제공됐다.
아울러 미드 시즌 난투와 웨스턴 클래시, 이스턴 클래시와 국제 대회가 더해져 선수들에게는 더 많은 상금과 출전 기회를, 팬들에게는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거기에 히어로즈 2.0 패치를 통해 오버워치 세계관의 콘텐츠를 다수 추가됐고, 초상화와 스프레이, 대사, 아나운서, 깃발 등의 수집품 요소가 더해졌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노력에 서구권에서는 HGC의 시청자가 점진적으로 늘어갔다. 하지만 동양권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프로게임팀의 해체가 이어져 팬들의 관심은 낮아졌다. 결국 서양 시청자의 증가보다 동양 시청자 감소가 더 많아 HGC는 하향 곡선을 그렸다.
블리자드는 하락세에도 전년도와 동일하게 HGC에 투자를 진행했으나 시청자 수치는 더욱 낮아졌고 기타 요인까지 더해져 블리자드의 주가는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결국 내부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고, 그 일환으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개발 인력이 타 부서로 옮겨졌고 HGC 폐지까지 결정됐다.
HGC 폐지 과정에서 선수나 관계자들에게 아무런 언급 없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위 사실을 통보했다. 이에 차기 시즌을 준비 중이던 히어로즈 프로게임팀은 연달아 해체를 선언했고, 2018 HGC 챔피언 젠지 e스포츠는 팀을 해체하며 선수들의 커리어 개발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팀이 해체된 이후 선수들은 개인방송과 SNS를 통해 아쉬움을 토로했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나섰다.
팬들도 블리자드가 수익성을 이유로 리그를 폐지한 것은 이해하나 선수 및 관계자에게 사전 언급도 없었던 것과 상금 규모를 조정하거나 리그 방식을 변경하려는 시도 없이 리그 폐지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