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과 샌드박스 게이밍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19 2주차에서도 전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서부 리그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했다.
그리핀은 23일과 25일 열린 한화생명 e스포츠와 담원 게이밍과의 대결에서 2대0으로 각각 승리하면서 단독 1위를 내달렸다. 1세트에서 한화생명의 맹공에 휘둘리면서 킬 스코에서 끌려갔지만 '바이퍼' 박도현의 카이사가 시즌 첫 펜타킬을 달성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했고 2세트에서는 '초비' 정지훈이 아칼릭가 6킬 노데스 7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면서 낙승을 거뒀다.
담원 게이밍과의 경기도 관심을 모았다. 2018년 서머 승강전을 통해 LCK에 올라온 그리핀이 '어나더 레벨'이라고 불릴 정도로 입지를 다지는 동안 담원은 챌린저스에서 담금질을 해왔고 한 시즌 뒤에 LCK에 승격했기 때문. 챌린저스에서 라이벌이라 불렸던 두 팀의 대결은 '초비' 정지훈의 맹활약으로 인해 허무하게 끝났다. 1세트에서 아칼리로 7킬 노데스 2어시스트를 기록한 정지훈은 2세트에서는 조이로 11킬 노데스 5어시스트를 달성, 두 세트 모두 MVP를 수상했다. 이로써 정지훈은 한화생명전 1세트에서만 1데스를 기록했을 뿐 다른 세트에서는 한 번도 잡히지 않으면서 KDA(킬과 어시스트를 더한 뒤 데스로 나눈 수치) 84를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이어갔다.
샌드 박스 게이밍도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연승의 갈림길이었던 24일 SK텔레콤 T1과의 맞대결에서 샌드박스는 1세트를 패했지만 2, 3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면서 드림팀을 잡아냈다. 2세트에서 SK텔레콤의 톱 라이너 '칸' 김동하의 빅토르를 네 번이나 잡아낼 수 있도록 강하게 압박한 '서밋' 박우태가 MVP로 선택됐고 3세트에서는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의 카밀이 라인 습격을 연달아 성공하면서 라이너의 성장을 도우면서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26일 열린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1세트에서는 원거리 딜러 '고스트' 장용준의 루시안이 '상윤' 권상윤과의 라인전에서 압도했고 2세트에서는 '온플릭' 김장겸이 리 신으로 플레이하면서 3킬 노데스 4어시스트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연승을 이어갔다.
4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그리핀과 샌드박스는 3주차인 2월 2일 맞대결을 예정하고 있어 서부 리그 원톱을 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터워진 중위권
파격적인 결과인 5개 팀의 2승과 5개 팀의 2패를 보여줬던 1주차와는 달리 2주차에서는 승과 패가 적당하게 섞이면서 사라졌던 중위권이 등장했다.
2주차에서 강세를 보인 팀은 킹존 드래곤X다. 1주차에서 그리핀과 샌드박스 게이밍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잘못된 리빌딩이라는 혹평까지 들었던 킹존은 kt 롤스터와 아프리카 프릭스를 무너뜨리면서 자존심을 되찾았다.
'폰' 허원석, '데프트' 김혁규가 2017년과 2018년 뛰었던 kt와의 대결에서 1세트는 난전 끝에 승리했지만 2세트에서는 허원석이 르블랑으로 3킬 노데스 4어시스트, 김혁규가 징크스로 4킬 2데스 6어시스트를 달성하며 완승을 이끌었다.
아프리카와의 경기에서는 상대가 라인업, 챔피언 등 모든 부문에서 파격을 선택했지만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정공법으로 무너뜨리면서 2연승에다 4세트 전승을 달성하면서 5할 승률을 맞췄다.
1주차에서 2전 전승을 달렸던 담원 게이밍은 2주차에서 2연패를 당하면서 5할로 수렴됐다. 그리핀과 맞대결을 펼쳤다가 패한 담원은 27일 SK텔레콤 T1과의 경기에서 2세트에서 승리, 역전승의 기회를 잡았지만 3세트에서는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1대2로 패했다.
2주차까지 마친 상황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은 진에어 그린윙스밖에 없다. 중위권이 생기면서 격차가 좁혀진 LCK는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가 보여준 특이한 전략
아프리카 프릭스는 2주차에서 가장 특이한 작전을 들고 나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아프리카는 로스터에 원거리 딜러로 등록되어 있는 '에이밍' 김하람을 기용하지 않고 정글러인 '스피릿' 이다윤과 '드레드' 이진혁을 동시에 내세웠다. 이진혁은 강타를 들고 나오면서 정글러 보직을 그대로 수힝했고 이다윤은 AP 챔피언을 선택한 뒤 원거리 딜러 자리 혹은 미드 라이너 자리로 이동했다. 이 뿐 아니라 톱 라이너인 '기인' 김기인은 베인이나 루시안 등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챔피언으로 라인전을 수행하다 싸움이 벌어지면 원거리 딜러 역할을 수행했다.
젠지 e스포츠와의 24일 대결에서 아프리카의 작전은 큰 성공을 이뤄냈다. 김기인이 베인으로 중단에서 라인전을 펼쳤고 이다윤은 모르가나로 하단에 내려왔다. 첫 교전에서 김기인의 베인이 트리플 킬을 가져가면서 성장했고 마지막 교전에서도 킬을 쓸어 담으면서 6킬 노데스 5어시스트를 달성했다. 2세트에서 김기인이 클레드를 골라 상단에서 플레이하면서 평범한(?) 전략을 구사했다가 패하자 3세트에서 김기인에 게 루시안을, 이다윤에게 애니를 쥐어준 아프리카는 화끈한 화력전을 펼쳐 젠지를 2대1로 꺾었다.
아프리카가 인원 구성이나 챔피언 선택, 포지션 구성 등에서 기존의 문법, 전략 등을 무너뜨린 것을 확인한 킹존 드래곤X는 26일 열린 맞대결에서 정공법을 택했다. 정글러 '커즈' 문우찬이 잭스를 들고 나오면서 화력을 키웠고 미드 라이너 '폰' 허원석이 라이즈와 아칼리로 폭발력을 극대화시켰다. 여기에 '데프트' 김혁규가 1세트에서는 바루스로, 2세트에서는 AP 챔피언인 직스를 선택해 아프리카의 AP 조합을 상대하면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2주차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아프리카의 문법 파괴 작전이 불과 두 번째 경기에서 무너졌지만 어떤 작전이든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좋은 예시가 됐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LCK 2019 스프링 2주차 팀별 결과
그리핀 2승(vs 한화생명 승, vs 담원 승)
샌드박스 게이밍 2승(vs SKT 승, vs 한화생명 승)
킹존 드래곤X 2승(vs kt 승, VS 아프리카 승)
젠지 e스포츠 1승1패(vs 아프리카 패, vs 진에어 승)
아프리카 프릭스 1승1패(vs 젠지 승, vs 킹존 패)
kt 롤스터 1승1패(vs 킹존 패, vs 진에어 승)
SK텔레콤 T1 1승1패(vs 샌드박스 패, vs 담원 승)
담원 게이밍 2패(vs 그리핀 패, vs SK텔레콤 승)
한화생명e스포츠 2패(vs 그리핀 패, vs 샌드박스 패)
진에어 그린윙스 2패(vs kt 패, 젠지 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