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레벨'이라 불리면서 무실 세트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그리핀과 2019 시즌을 앞두고 엄청난 인재들을 영입하면서 '드림팀'이라 불리는 SK텔레콤 T1이 정면 대결을 펼친다.
그리핀과 SK텔레콤 T1은 31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3층에 위치한 롤파크의 LCK 아레나에서 열리는 스무살 우리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19 스프링 1R 3주차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2018년 LCK 서머에서 승격된 그리핀은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포스트 시즌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월드 챔피언십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젠지 e스포츠에게 패해 탈락하며 돌풍이 마무리되나 싶었던 그리핀은 KeSPA컵에서 무실 세트 우승을 달성하면서 기세를 올리더니 2019 LCK 스프링에서도 8세트 전승으로 4연승을 내달렸다.
8세트 전승도 대단한 기록이지만 내용도 매우 좋다. 평균 경기 시간이 30분47초로 10개 게임단 가운데 가장 짧은 그리핀은 30분이 넘는 경기를 치른 적이 4번 밖에 없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면서 격차를 벌리는 최신 메타를 주도하고 있다.
그리핀은 공격을 우선시하는 팀이이긴 하지만 데스도 가장 적게 기록하면서 이상적인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8세트를 치르는 동안 131킬을 기록한 그리핀의 데스는 불과 29다. 단순 비교해봐도 킬과 데스가 102나 차이가 난다. 평균적으로 16.4킬을 내고 데스는 3.6에 불과하며 어시스트 또한 35.8개를 기록한다.
그러다 보니 선수 개개인의 KDA(킬과 어시스트를 더한 뒤 데스로 나눈 수치)도 포지션별 1위다. 미드 라이너 '초비' 정지훈이 84를 기록하고 있며 전체 1위에 올랐고 '소드' 최성원이 7.88로 톱 라이너 중에 1위, '타잔' 이승용이 14로 정글러 중에 1위이며 펜타킬을 기록한 바 있는 '바이퍼' 박도현이 15.4로 원거리 딜러 중 선두에 올랐다. 가장 죽기 쉬운 포지션인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 또한 11.9로 두 자리 KDA를 유지하며 해당 포지션 1위를 지키고 있다.
드림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SK텔레콤 T1은 2주차에서 샌드박스 게이밍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스프링에서 첫 패배를 안았지만 KeSPA컵에서 당했던 담원 게이밍을 꺾으면서 3승1패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SK텔레콤은 2019 시즌 들어 정형화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페이커' 이상혁이 우르곳과 갈리오 등 탱커형 챔피언을 맡기면서 균형을 잡아주고 '클리드' 김태민이 리 신과 올라프 등 개입 능력이 좋은 챔피언으로 라이너들의 성장을 도우며 초반을 장악한다. 20분 이후에는 조용히 성장한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이 화력을 폭발시키며 승리하는 방식이다.
이 패턴은 불안한 면도 갖고 있다. 김태민이 초반 공격에 실패했을 때에는 상체가 무너지면서 힘을 얻지 못한다. SK텔레콤이 패한 세 세트를 분석해 보면 김동하와 김태민이 빅토르-신 짜오, 갱플랭크-그라가스, 제이스-리 신으로 조합을 구성했지만 둘이 합쳐 7데스, 9데스, 9데스를 기록하면서 무너졌다. 김동하가 킬을 가져가지는 못하더라도 죽지 않아야 중후반을 도모할 수 있지만 상대가 계속 상단을 파고 들고 그 과정에서 김태민도 같이 잡히면서 팀 전체적으로 힘이 빠졌다.
톱 라이너와 정글러의 호흡이 최고라고 평가되는 그리핀을 상대하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김동하와 김태민이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구성원이 모두 바뀌었기에 객관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2018년 그리핀을 상대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SK텔레콤이 2019년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