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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히어로즈 리그를 되살린 팬의 힘

[기자석] 히어로즈 리그를 되살린 팬의 힘
지난해 12월 블리자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글로벌 챔피언십의 폐지를 통보했습니다. 히어로즈 선수와 지도자, 관계자들은 사전에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한 채 새로운 종목을 찾거나 아예 손을 놓아야 상황을 맞이했고 팬들은 커뮤니티에서 블리자드의 야박한 기업 논리에 대해 성토를 이어갔습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신정민 해설위원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리그를 기획했습니다. 아프리카TV는 결승전 장소와 상금을 제공했고 박상현 캐스터도 바쁜 일정 속에서 쉬는 시간을 포기하고 중계를 맡았으며 선수들은 적은 상금에도 팬들에게 마지막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참가를 결정했습니다.

모두의 노력으로 탄생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리바이벌이지만 선수와 관계자 모두 리그 흥행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다. 시청자는 1,000명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500만 원이 모인다면 대박을 친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지막 인사를 준비했습니다.

낮은 기대 속에 열린 개막전에서 팬들의 반응은 관계자들의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개막전 시청자는 3,000명에 육박했으며 후원금은 360만 원 이상이 모였죠. 이후 매경기 2,000명 이상이 시청했으며 경기가 진행된 6일간 1,390만 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이며 히어로즈 팬들의 뜨거움을 보여줬습니다.

팬들의 열띈 호응에 아프리카TV는 새로운 공약을 걸었습니다. 후원금이 1,500만 원을 돌파할 경우 차기 시즌을 개최하기로 했으며 2,000만 원을 돌파하면 리바이벌에 참가한 선수 중 5명을 선발해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하기로 결정했죠. 앞으로 남은 경기는 총 5번. 지금까지의 모금 속도를 본다면 결승전 이전에 2,000만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리바이벌을 통해 팬은 경기 관람과 방송 시청, 상품 구입만을 위해 소비자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e스포츠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축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스포츠에서 팬이 가지는 의미와 한국에서 히어로즈 e스포츠가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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