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시즌 개막 이후 부진했던 문우찬은 담원과의 경기를 통해 처음으로 MVP를 받았다. 2세트에서 카밀을 고른 문우찬은 라인 습격에 용이한 챔피언 특성을 활용해 분주하게 돌아다녔고 6킬 1데스 5어시스트로, 팀에서 가장 많은 킬을 냈다. 자크를 골랐던 담원의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와의 대결에서도 압승을 거둔 문우찬은 시즌 첫 MVP를 받았다.
3월 9일 열린 담원과의 두 번째 대결에서 문우찬은 에이스 중의 에이스였다. 1세트에서 그라가스를 고른 문우찬은 '폰' 허원석의 야스오와 짝을 이뤄 무려 10킬을 합작했고 2세트에서는 렉사이로 홀로 8킬을 만들어내면서 두 세트 모두 MVP를 수상했다.
이 경기 이후 문우찬은 완벽하게 자신감을 찾았다. 다음 경기인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대결에서도 두 세트 모두 그라가스로 놀라운 존재감을 보이면서 MVP를 쓸어 담았고 LCK에서는 잘 쓰지 않는 카서스로도 승리를 이끌어내는 등 2017년 LCK 서머에서 주전으로 뛰면서 팀을 우승시킬 때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문우찬은 이번 시즌 13개의 챔피언을 활용했다. 아트록스와 렉사이를 각각 6번씩 사용했으며 잭스와 그라가스를 5번씩, 자르반 4세를 4번 썼다. 가장 손에 맞는 챔피언은 그라가스와 렉사이로 볼 수 있다.
그라가스를 썼을 때 미드 라이너 허원석이 야스오를 골라주면 술통 폭발과 최후의 숨결을 환상적으로 조합하는 플레이르 선보인 바 있고 그렇지 않았을 때에도 홀로 19,000 정도의 대미지를 입히면서 원맨쇼를 펼친 적도 있다. 스프링 전적은 4승1패다.
렉사이는 문우찬이 2라운드 막판에 자주 사용하고 있는 챔피언으로, 3월9일 담원과의 2세트에서 처음 사용했고 이후 젠지, kt전 2번, 아프리카, 그리핀과의 대결에서 사용해 모두 승리하며 6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진동 감지를 통해 상대 움직임을 간파하면서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화력을 발휘하는 챔피언 특성을 잘 활용한다는 평가다.
문우찬은 4번 이하로 사용한 챔피언들의 성적은 대부분 좋지 않다. 세주아니, 자크는 2전 전패이고 리 신도 1승1패다. 그나마 카밀이 눈에 띄는데 최근에도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2라운드 3세트에서 사용해 7킬 3데스 9어시스트를 달성한 바 있다.
'캐니언' 김건부와 '펀치' 손민혁 등 2명의 정글러를 돌아가면서 기용하고 있는 담원 게이밍은 스타일이 다른 김건부와 손민혁의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다.
와일드 카드전을 포함해 31세트를 소화한 김건부는 남들이 쓰지 않는 챔피언을 구사해 판을 흔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 최근에 정글러 챔피언으로 거의 쓰지 않았던 리븐을 들고 나오기도 했고 아프리카가 먼저 쓰긴 했지만 케인으로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김건부의 플레이 리스트에서 눈에 띄는 챔피언은 카직스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주변인이 된다는 평이 많은 카직스를 5번이나 사용했다. 특히 스프링 초반에 젠지와 kt를 꺾을 때 연달아 들고 나와서 연승을 만들어낸 장면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에 꺼낸 세 번의 경기에서는 모두 패하면서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아프리카의 '드레드' 이진혁, 샌드박스의 '온플릭' 김장겸과 함께 카직스를 잘 쓰는 선수라고 평가할 수 있다.
실험 정신이 투철한 김건부이지만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와일드 카드전에서는 무난하게 풀어갔다. 1, 2세트에서 요즘 대세인 렉사이로 1승1패를 기록한 김건부는 3세트에서는 리 신을 가져가면서 1킬 1데스 8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펀치' 손민혁은 리 신을 선호하는 플레이어다. 스프링에서 14세트에 출전한 손민혁은 절반에 가까운 6번이나 리 신을 선택했고 5승1패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리 신을 플레이했을 때의 KDA(킬과 어시스트를 더한 뒤 데스로 나눈 수치)인데, 16킬 3데스 44어시스트로 KDA가 무려 20에 달한다. 담원 유니폼을 입고 아프리카와의 2세트에서 첫 선을 보인 손민혁은 리 신으로 4킬 노데스 7어시스트로 화려하게 신고식을 치렀고 2월22일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2세트에서는 7킬 노데스 7어시스트로 전장을 지배했다. 리 신이 금지됐을 때에는 올라프를 자주 선보인 손민혁은 2승1패를 기록했으며 2승은 모두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1라운드에서 따냈다.
김건부와 손민혁은 챔피언 폭 뿐만 아니라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다. 김건부는 미드 라이너와 손발이 잘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손민혁은 톱 라이너와의 궁합이 좋다. 3월 2일 아프리카와의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김건부는 "톱 라이너들이 기량이 좋다 보니 나를 잘 찾지 않기도 하고 나 또한 미드 라이너를 집중적으로 봐주는 스타일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반대로 손민혁은 톱 라이너를 키우는 스타일이다. 상대가 톱 라이너를 노리고 들어올 때를 맞춰 싸움을 여는 능력이 좋고 담원의 톱 라이너들을 키웠을 때 경기가 편하게 풀린다는 것도 알고 있다.
김건부와 손민혁이 사용하는 챔피언이 확실히 다르고 플레이 스타일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킹존을 흔들려고 할 때나 막힌 곳을 풀어낼 때 두 선수를 교체 투입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