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3주차에서 대결한 두 팀의 승부는 허무하게 끝났다. 1세트에서 킬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중후반부터 골드 격차를 벌리기 시작한 그리핀은 막판에 킬을 몰아 챙기면서 킬 스코어 10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2세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녹턴을 가져간 그리핀의 정글러 '타잔' 이승용이 궁극기를 쓸 때마다 멀티킬을 챙긴 그리핀은 28분 만에 17대4라는 압도적인 킬 스코어 차이로 대승을 이끌어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리핀과 SK텔레콤의 경기력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그리핀은 침착하게 스노우볼을 잘 굴려가는 스타일을 보여줬지만 SK텔레콤은 무너지기 시작하면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3월 8일 열린 2라운드에서는 달랐다. 1세트에서 '클리드' 김태민의 리 신이 전방위적으로 흔들기에 성공한 SK텔레콤은 '테디' 박진성의 트리스타나가 성장하기 시작했고 6킬 노데스 4어시스트로 승리를 챙겼다. 2세트에서 그리핀이 엘리스를 가져간 '타잔' 이승용의 슈퍼 플레이를 앞세워 15대9로 승리하면서 1대1을 만들자 3세트는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그리핀은 라인전에서 연달아 승리하면서 26분 만에 골드 획득량을 6,000까지 벌렸다. 하지만 내셔 남작 앞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패하면서 분위기를 내줬고 포탑과 억제기를 연달아 파괴당하면서 골드 상황도 역전됐다.
그리핀은 이승용의 이블린을 활용해 변수를 만들었다. 최성원의 요릭이 쌍둥이 포탑을 무너뜨렸기에 SK텔레콤의 방어선을 허술한 틈을 파고 들었다. SK텔레콤이 김동하의 제이스만 남겨 두고 내셔 남작을 사냥하자 이블린이 파고 든 뒤 순간이동으로 선수들이 합류한 그리핀은 넥서스만 일점사해서 파괴하며 드라마틱한 승리를 챙겼다.
3세트는 역대급 경기라는 평가를 받았고 그리핀이 승리를 챙겨갔지만 SK텔레콤과 그리핀에게 변곡점이 되기도 했다. 이후 그리핀은 4승3패로 주춤했고 SK텔레콤은 5승을 쓸어 담으면서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