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이 정규 시즌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챔피언별 성적은 최성원이 대부분 우위를 점하고 있다. 39세트를 소화하면서 12개의 챔피언을 사용한 최성원은 우르곳으로 9승1패, 사이온으로 8승1패를 기록했다. 우르곳과 사이온은 스프링 초반에 톱 라이너와 미드 라이너들이 선호했던 챔피언으로, 초반에는 맷집 역할을 하다 중후반에 공격 아이템을 확보한 뒤에는 화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챔피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르곳을 라이너들이 사용하지 않기 시작한 7주차에서도 최성원은 사용했다는 점이다. 스킬을 쓸 때 마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하향됐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최성원은 초반 라인전에서만 불편할 뿐 후반으로 가면 괜찮다면서 계속 썼고 높은 승률을 유지했다.
최성원이 탱커를 맡은 이유는 팀 컬러 때문이다. 미드 라이너 '초비' 정지훈이 공격형 챔피언을 잘 다루고 정글러 '타잔' 이승용 또한 라인 습격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맷집이 되기에는 아까운 점이 있다. 탱커를 자주 사용한 최성원은 그리핀 안에서 유일하게 포지션별 KDA 순위 1위가 아니다. 3.87을 기록한 최성원은 '칸' 김동하에게 뒤처지면서 1위를 놓쳤다.
김동하는 공격적인 챔피언들을 잘 다루기로 정평이 나 있다. SK텔레콤에 오기 전 킹존 드래곤X에서도 김동하는 피오라와 블라디미르 등으로 상대를 애먹이면서 심심치 않게 솔로킬을 챙기기도 했다.
이번 스플링에서 김동하는 우르곳이나 사이온 등 탱커 챔피언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김동하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은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에게 우르곳을 자주 맡겼고 김동하는 제이스를 8번, 빅토르를 6번, 피오라를 5번, 아트록스를 5번씩 사용했다. 특정 챔피언을 많이 다루기 보다는 라인 정리가 빠르고 후반에 스플릿 푸시를 시도할 수 있는 챔피언들을 선택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승률의 챔피언들이 있다. 피오라를 5번 선택한 김동하는 모두 승리했고 블라디미르 또한 4전 전승을 이어갔다. 라이즈도 두 번 밖에 쓰지 않았지만 2전 전승으로, 3전 전패의 최성원과는 차이가 난다.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로 팀에 기여하고 있는 그리핀 최성원과 SK텔레콤 김동하의 승부는 결승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성원이 공격형 챔피언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김동하를 압박한다면 그리핀이 수월하게 우승할 수 있겠지만 김동하의 공격력에 밀리기 시작한다면 SK텔레콤에게 추가 기울 수도 있다.
미디어데이에서 서로 솔로킬을 내겠다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던 둘이기에 결승전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