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서머 시즌 성적은 그 해 농사와 직결된다. 서머 시즌 우승을 달성하는 팀은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한국 지역 1번 시드로 진출하며 서머에 배정된 포인트는 스프링보다 높기에 전체 순위나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스프링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음에도 서머에서 부진에 빠지면서 롤드컵에 나가지 못한 팀들도 여럿 있었기에 서머 시즌은 모든 팀들이 집중력을 끌어 올려 임한다.
2019년 롤드컵으로 가는 팀을 가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019년 서머 시즌에서 눈여겨볼 포인트를 짚었다.
◆'프레이'와 서머가 결합한 kt의 시너지
2019 서머를 앞두고 가장 큰 변화를 꾀한 팀은 kt 롤스터다. 스프링을 앞두고 2017년 꾸린 슈퍼팀을 해체하면서 젊은 피를 수혈하며 변화를 시도했던 kt는 원거리 딜러 포지션에 대한 약점을 보강하지 못하면서 9위로 마무리했다.
서머를 앞두고 전력 보강을 시도하던 kt는 은퇴를 선언한 '프레이' 김종인을 영입하는데 올인했고 기어이 은퇴를 번복시키면서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김종인은 롤드컵을 많이 나가본 선수 중에 한 명이다. 2012년 나진 소드 소속으로 롤드컵에 나갔고 2013년, 2015년, 2016년, 2017년에도 출전하면서 총 5회의 경력을 자랑한다.
롤드컵 진출 횟수가 많다는 뜻은 서머 시즌에도 강했다는 뜻이다. 서머 우승팀이 롤드컵에 직행하는 시스템이 갖춰진 2015년 이후 김종인이 속한 팀은 서머에서 대부분 좋은 성과를 냈다. 2015년 서머에서 KOO 타이거즈는 3위에 랭크됐고 2016년 락스 타이거즈는 서머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롱주 게이밍으로 서머 결승에 오른 김종인은 SK텔레콤 T1을 3대1로 꺾고 서머 우승을 따냈고 2018년에만 서머 최종 성적 4위로 부진했다.
전통적으로 서머에 강한 팀은 kt 롤스터다. 2014년 kt 애로우즈가 서머를 제패하면서 여름 왕자로 이름을 날린 kt는 2015년과 2016년 서머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그리핀을 서머 결승에서 제압하고 롤드컵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2015년 이후 kt가 서머에 거둔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은 2017년 3위 뿐이다.
롤드컵 진출 청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종인과 여름 강자 kt의 만남이 서머에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는 최대 관심사다.
◆가을 강세 노리는 젠지
젠지 e스포츠와 아프리카 프릭스, kt 롤스터는 2018년 롤드컵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했던 세 팀이지만 2019년 스프링에서는 나란히 7. 8, 9위를 차지했다. 정규 시즌 막판까지 어떤 팀이 9위로 내려가지 않을지 경우의 수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세 팀 모두 체면을 구겼다고 평가해도 모자라지 않다.
서머를 앞두고 kt가 원거리 딜러 김종인을 영입하는데 주력했다면 젠지는 전반적인 전력을 끌어 올리는데 신경을 썼다. 스프링에서 톱 라이너 '로치' 김강희가 미드 라이너로 출전해야 할 정도로 약점을 노출했던 미드 라이너 보강을 위해 2명을 영입했다. 진에어 그린윙스와 한화생명e스포츠를 거쳐 스프링에 챌린저스 팀인 ES 샤크스에서 뛰었던 '쿠잔' 이성혁을 받아들였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출신인 '리치' 이재원을 로스터에 포함했다.
또 '피넛' 한왕호와 함께 정글러로 활동할 한화생명e스포츠 출신 '성환' 윤성환을 영입했고 서포터로는 한화생명이 발굴한 '애스퍼' 김태기를 받아들였다.
젠지는 삼성 갤럭시 시절부터 서머부터 치고 올라오면서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는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전력을 꽃피우는 전통을 갖고 있다. 스프링에서 6인 체제를 고수하면서 부족한 지점을 파악한 젠지는 서머를 통해 10인 체제를 구사하면서 주전급 선수들을 추릴 계획으로 보인다.
서머에 승부를 보는 것이 최선이지만 스프링에서 워낙 성적이 좋지 않았던 젠지는 가을 농사까지 내다보며 로스터 보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스프링과 변화 없는 팀 구성
2019년 스프링에 비하면 서머에는 각 팀의 구성원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심지어 승격 강등전을 통한 팀들의 변화도 이번 시즌에는 전혀 없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그리핀이 서머 승강전을 통과하면서 LCK 구성원에 변화가 생겼고 올해 스프링 승강전에서는 담원 게이밍과 샌드박스 게이밍이 올라오면서 LCK는 역대급 변화의 파도를 맞이했다.
하지만 올해 서머는 스프링에 참가했던 10개 팀이 그대로 나서고 각 팀의 선수 구성 또한 kt와 젠지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변동이 없다는 점을 서머를 관전하는 포인트로 잡은 이유는 스프링과 별 차이 없이 흘러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프링 시즌을 돌이켜 보면 일찌감치 상위권과 하위권의 구도가 결정됐다. 담원 게이밍과 한화생명e스포츠가 5위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지만 8주차 이후 5위까지도 변화 없이 흘러갔다. 그만큼 상위권과 하위권의 실력 차이가 확실했다는 뜻이다.
앞서 강조한 것처럼 서머 시즌은 한 해 농사의 마무리이기 때문에 모든 팀들에게 중요하지만 초반에 치고 나가지 못하면 격차가 확연하게 벌어진다. 스프링과 인적 구성에서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각 팀들이 초반 동력을 어떻게 만들어낼지가 최대 변수이자 관전 포인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