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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G 2019 기획] e스포츠 토대 위에 미래 기술 쌓는다

[WCG 2019 기획] e스포츠 토대 위에 미래 기술 쌓는다
WCG가 6년 만에 돌아왔다. 2013년 중국 쿤산에서 열린 WCG 그랜드 파이널을 마친 뒤 삼성전자는 더 이상 WCG를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대회를 주관하던 WCG라는 회사 또한 문을 닫았다.

2000년 WCG 챌린지라는 대회를 열었고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3년 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그랜드 파이널을 진행한 WCG는 한국이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운영에서도 선구자라는 입지를 만들어준 대회다.

2013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WCG를 되살린 기업은 게임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다. 2017년 삼성전자로부터 WCG와 관련된 일체의 권리, 권한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스마일게이트는 WCG를 부활시켰고 과거 WCG에서 근무했던 인원들을 재차 모으면서 대회 준비에 나섰다. 스마일게이트는 WCG가 과거부터 쌓아온 글로벌 e스포츠 대회로서의 정통성과 권위를 높게 평가하고, 차세대를 위한 새로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문화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브랜드라고 판단했다.

스마일게이트가 바통을 이어받아 부활시킨 WCG는 중국 역사의 중심지이자 새로운 중국 경제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시안에서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이번 대회는 e스포츠라는 기존 WCG의 토대 위에 VR(가상 현실), AI(인공 지능), 로봇 등 미래 기술이 결합된 IT 기반의 통합 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날 계획이다.

◆명맥 이어가는 국가 대항전
과거 WCG가 e스포츠의 올림픽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이유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출전했기 때문이다.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뚫고 나온 선수들이 국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를 치렀으며 획득한 메달은 종합 집계되어 최종 우승국을 가렸다.

6년 만에 부활한 WCG도 국가대항전이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 변화는 없다. 나라를 대표한 선수들이 출전하지만 지역 선발전을 한 차례 더 진행하면서 그랜드 파이널에 직접 참가하는 선수들의 수준을 높였다. 각 종목에 선발된 대표들은 국가의 명예를 걸고 나흘간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전과 똑같다.

2013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정식 종목들의 면면이다. 2013년에는 크로스파이어, 피파14, 스타크래프트2, 워크래프트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오브 탱크,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4 등 7개 종목으로 정식 종목이 구성됐지만 2019년에는 크로스파이어, 워크래프트3, 도타2, 클래시 로얄, 왕자영요, 하스 스톤으로 종목이 바뀌었다.

2013년만 해도 대부분의 종목이 PC 게임으로 짜였지만 6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모바일 게임들이 e스포츠 부문에서도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왕자영요와 클래시 로얄은 완전한 모바일 게임으로, 하스 스톤은 PC와 모바일을 공유할 수 있는 게임으로 정식 종목이 됐다.

2013년 WCG 그랜드 파이널에서 우승하면서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는 워크래프트3 부문에 '문' 장재호와 '로라이엇' 조주연이 나서는 것이 전부다. PC 게임 중심으로 WCG가 진행됐을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며 국내에서 인기 있고 선수층이 넓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 피파류의 게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으면서 한국은 역대 최소 인원이 WCG에 참가한다.

주최국인 중국은 6개 종목에 모두 참가하며 워3 2명, 도타2 2개팀, 크로스파이어 2개팀, 클래시 로얄 2명, 하스 스톤 2명,왕자영요 4개팀 등 모든 종목에 복수의 선수나 팀을 출전시키면서 종합 우승을 예고했다.

2013년 열린 WCG 그랜드 파이널에 모인 관중들.
2013년 열린 WCG 그랜드 파이널에 모인 관중들.
◆미래 스포츠의 테스트 베드
WCG가 2019년 재개를 앞두고 힘을 준 부분은 신기술에 기반한 미래 스포츠 영역의 개척이다. 자체적으로는 '뉴호라이즌(New Horizons)' 부문이라고 부르고 있는 미래 스포츠 영역은 게임과 스포츠의 결합이었던 e스포츠의 21세기형 융합체를 발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WCG는 뉴호라이즌 종목을 신설하면서 누구든 쉽게 보고 즐기며 새로운 기술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놀이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나섰고 휘하에 로봇, AI, VR, 스크래치 등 총 4개 종목을 배치했다.

로봇 대전 분야에서는 세계적 전투 로봇 개발사인 GJS 로봇과 손잡고 WCG 로봇 파이팅 챔피언십:갱커 아레나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신체 동작을 인식하는 갱커 EX라는 로봇을 활용해 개최된다. 진화한 모션 컨트롤 기술을 스포츠했으며 영화 '리얼스틸'과 같은 로봇 격투 대회의 현실판을 직관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AI 마스터즈는 풋살 경기의 룰과 규정에 따라 자신이 개발한 AI 축구팀을 구성해 경기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WCG가 구축한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활용하여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손쉽게 설계된 딥러닝을 통해 AI의 경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참가 자격은 AI를 연구하고 학습하는 모든 사람으로, 이미 예선에서 38개국 100개팀 이상의 참가 신청을 마쳤다.

VR 챔피언십은 VR게임으로 즐기는 e스포츠로, 페이저락 인터랙티브(Phaser Lock Interactive, PLI)가 개발한 전략시뮬레이션 VR게임인 '파이널 어설트'로 진행된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옵저버 기능과 MR 방송이 가장 주목할만한 볼거리다.

스크래치 크리에이티브 챌린지는 코딩 프로그램인 스크래치 3.0과 레고 에듀케이션의 새로운 키트를 활용해 상상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블록 코딩 프로그램 대회가 개최된다. 스크래치의 창시자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미디어랩의 미첼 레스닉 교수가 직접 참여하여 개최도시인 시안의 학생들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지식과 경험의 공유
이전에 열린 WCG가 e스포츠 경기와 선수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WCG 2019는 시스템을 만들고 관리하는 구성원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됐다. WCG는 IT, e스포츠 업계를 끌고 가는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식과 영감을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신체의 확장성에 따른 기술을 통한 '레벨업'이라는 주제로 19일 라이브 스트리밍 이벤트를 여는 WCG는 로봇 수술계의 권위자인 캐서린 모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웨어러블 장비를 개발하는 케이스 커클랜드, 인공지능의 자기개발 전문가인 제이슨 쉔, 게임이 세상을 발전시킨다는 생각을 가진 게임 개발자 에이미 그린 등을 연사로 초청했다.

18일에도 WCG가 주관하는 e스포츠 컨퍼런스가 열린다. 동양과 서양을 잇는 e스포츠 실크 로드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e스포츠 산업의 질적 성장을 주도하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각 나라별, 지역별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행사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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