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연패 반복한 아프리카, 아슬아슬 PS 진출
아프리카는 서머 시즌 첫 경기에서 그리핀에 패했지만 이후 SK텔레콤 T1, 한화생명e스포츠, 킹존 드래곤X를 연달아 제압하며 3연승을 달렸다. 그 과정에서 성적만큼이나 경기력도 눈부셨다. '유칼' 손우현의 야스오, 탈리야가 정글러 '드레드' 이진혁과의 찰떡 궁합을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교전을 열어 승리했다. 특히 킹존과의 대결에서는 쉴 새 없는 공격으로 분당 1킬 난전을 만들어내며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리던 아프리카는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기에서 상대의 노련한 운영에 휘둘리며 패했고 젠지 e스포츠와 담원 게이밍에게 내리 0대2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아프리카는 재차 3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린 후 당시 최하위권에 처져있던 kt 롤스터에게 퍼펙트 승리를 내주며 도깨비 팀의 행보를 이어갔다.
시즌 후반 '기인' 김기인의 맹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쌓은 아프리카는 정규 시즌 1위였던 담원을 완파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아프리카는 서머 시즌 '역대급' 순위 경쟁에서 포스트 시즌 진출을 경쟁자인 젠지 e스포츠를 제압하고 마지막 경기인 한화생명과의 대결에서 역전승으로 PS 가능성을 살렸고 담원이 젠지를 잡아준 덕에 아슬아슬하게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드레드'-'에이밍'의 성장과 5인 라인업 구축
이번 시즌 아프리카의 반등 요인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정글러 '드레드' 이진혁의 성장이다. 이진혁은 리 신, 엘리스 등 공격적인 정글 챔피언을 활용해 킬을 만들고 상대 정글러를 견제하는 플레이를 능숙히 해내며 아프리카의 강력한 미드-정글 싸움을 주도했다.
이진혁은 정글러들 중 가장 높은 게임당 평균 2.37킬, 총 109킬을 기록했고 게임당 어시스트 역시 5.8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지표로 자신의 공격력을 입증했다. 1라운드를 종료 후 이진혁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MVP 포인트인 500점을 획득했고 이진혁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서머 초반 아프리카의 연승을 견인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정글러만큼이나 하단 듀오의 발전 역시 눈에 띄었다. 스프링 시즌을 여러 서포터들과 호흡을 맞췄던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은 이번 시즌 '세난' 박희석과 하단을 책임지며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하람은 이번 시즌 분당 대미지 566을 기록했다. 원거리 딜러들 중 가장 높은 수치일 뿐 아니라 전체 포지션에서도 세 번째로 높다.
김하람은 경기당 평균 3.83 킬, 4.85 어시스트로 킬과 어시스트 수치 모두 상위권을 기록했다. 김하람의 서머 시즌 주력 챔피언인 이즈리얼은 KDA(킬과 어시스트를 더한 후 데스로 나눈 수치) 8.69를 기록하며 서머 시즌 활약상을 드러냈다. 김하람의 활약에 힘입어 아프리카는 교전에서의 화력을 배가시켰을 뿐 아니라 상체에 의존하던 스프링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화끈한 경기력만큼이나 아쉬웠던 안정감
아프리카가 순위를 더 끌어 올리지 못한 이유는 기복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LCK에서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가장 큰 팀으로 꼽힌다. 연승과 연패를 반복한 아프리카의 행보에서도 드러나듯 아프리카는 때로는 무서운 파괴력으로 선두 경쟁을 하는 팀들을 무너뜨리기도 했고 때로는 강등권 팀에게 유의미한 공격을 만들지 못하며 패배하기도 했다.
선수들 스스로도 언급했듯 아프리카는 '우리만 잘 하면 되는 팀'이었지만 출전 라인업 대다수가 나이 어린 신예들로 구성됐기에 성급한 판단과 무리한 이니시에이팅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던 이진혁과 김하람도 상대의 전략적인 밴픽에 발이 묶이거나 플레이에서 기복이 드러났다. 팀 전체적으로는 내셔 남작이 나온 상황에서 판단이 흐려지며 상대에게 역전의 빌미를 허용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이런 스타일은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아프리카는 이번 시즌 총 46경기에서 총 564킬을 기록하며 담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킬을 만들어냈다. 동시에 아프리카는 팀 데스 역시 560으로 가장 높다. 모든 포지션이 데스 수치에서는 중하위권에 위치해있고 서포터 박희석은 LCK에서 가장 많은 데스를 기록했다.
서머 마지막 경기인 한화생명전 2세트에서 아프리카는 킬 스코어와 골드 획득량이 크게 뒤지는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싸움을 열었고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을 살려 불리한 싸움을 승리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아프리카는 분명 이런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펼칠 때 가장 빛나는 팀이지만 이번 여름의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침착함을 더할 필요가 있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