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 디펜딩 챔피언의 추락
스프링 챔피언의 타이틀을 걸고 서머 시즌을 맞이한 SK텔레콤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SK텔레콤은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간 후 내리 다섯 경기를 패하며 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을 세웠다. 아프리카 프릭스, 킹존 드래곤X와 접전 끝에 패배를 안았고 샌드박스 게이밍 전에서는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SK텔레콤은 담원 게이밍과 그리핀에 연이어 패하며 5연패 수렁에 빠졌고 순위는 어느새 9위까지 떨어졌다.
SK텔레콤은 스프링 우승의 핵심이었던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이 견제당하며 초반 김태민의 라인 개입으로 이어지는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했다. 동료들 간의 호흡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대규모 교전에서의 합류 속도는 상대에 비해 한 발 느렸고 오브젝트 싸움에서도 판단이 갈리는 듯 어수선했다.
SK텔레콤는 연패 기간 동안 정글러 '하루' 강민승을 비롯해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 미드 라이너 '고리' 김태우를 기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후보 선수들을 기용했지만 연패를 끊기는 역부족이었다. 라인업 변경이나 깜짝 픽은 효과를 보지 못했고 고질적인 호흡 문제도 여전했다.
◆반전의 9연승
위기에 몰린 SK텔레콤은 다시 한 번 반전을 보여줬다. 통신사 라이벌 kt 롤스터를 제물로 연패를 끊은 후 이어진 젠지 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연승으로 선회했다.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LCK에서의 흐름을 이어간 SK텔레콤는 완벽한 경기력을 뽐내며 LCK에서도 승리를 이어갔다.
SK텔레콤은 상체의 힘과 교전 능력을 회복하며 9연승 동안 단 한 세트만을 내줬다. 아트록스의 권위자 '칸' 김동하는 9연승을 달리는 동안 아트록스를 9번 사용해 9전 전승을 기록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전승 카드인 아지르와 니코로 각각 4승과 5승을 쌓아 올렸고 대세 챔피언인 코르키와 르블랑, 아칼리 등 암살자 챔피언까지 능숙히 활용하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라이너들의 폼이 오르며 정글러 김태민 역시 발이 풀렸고 적극적으로 상단과 중단에 개입해 라이너와의 호흡으로 킬을 수확했다.
SK텔레콤의 정규 시즌 총 킬 수는 457킬로, 연패 기간 동안의 부진을 감안해도 상위권 팀들에 비해 낮은 수치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한 번 교전에서 승리를 했을 때 그 이득을 더 큰 이득으로 이어가는 힘이 있었다. 소위 '한 번 더'를 보여준 SK텔레콤는 상대가 정비할 틈을 두지 않고 다시 한 번 움직였고 그리핀, 킹존 전에서는 교전 승리 후 중단을 돌파해 넥서스까지 깨는 결단력을 뽐내며 연승을 달렸다.
SK텔레콤은 시즌 막판 한화생명e스포츠와 담원 게이밍에게 패하면서 2연패를 안았지만 마지막 경기 샌드박스 게이밍을 2대1로 제압하며 자력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때 9위까지 처졌던 SK텔레콤에게 포스트 시즌 가능성은 0%로 보였지만 SK텔레콤는 결국 9연승으로 초반 부진을 깨끗이 씻어내며 스스로 포스트 시즌 티켓을 거머쥐었다.
◆'에포트' 이상호, 새로운 동력
이번 시즌 SK텔레콤의 또 하나의 수확은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다. 이상호는 지난 2018년부터 경기에 나서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스프링 시즌 '마타' 조세형에 밀려 한 세트도 출전하지 못했다. SK텔레콤는 이번 서머 시즌 조세형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이상호를 적극적으로 기용했고 이상호는 활약으로 보답하며 서머 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이상호는 서머 시즌 샌드박스전과 그리핀전 한 세트씩을 출전해 승리를 수확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브라움과 탐 켄치로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kt와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노틸러스로 적극적인 이니시에이팅과 뛰어난 생존력을 뽐냈고 1/4/10 준수한 활약으로 팀의 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이상호는 이후 9연승 동안 서포터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팀의 승리를 뒷받침했다. 주력 챔피언인 브라움으로는 정확한 스킬 사용을 통해 교전마다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줬고 탐 켄치로는 슈퍼 세이브 능력을 뽐내며 위기를 막아냈다. 이상호는 게임 당 7.26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담원의 '베릴' 조건희와 그리핀 '리헨즈' 손시우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고 게임당 데스 역시 1.56으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