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맨팀에서 원팀으로
담원은 라인전에서 1대1 구도가 만들어진다면 라이벌을 찾기 힘든 톱 라이너 장하권과 미드 라이너 허수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대규모 전투에서 빛을 발하는 정글러 김건부의 각성으로 상체가 더욱 단단해졌다. 아울러 하단에서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뉴클리어' 신정현의 꾸준함과 서머 시즌에 본격적으로 출전한 조건희의 활약이 더해져 담원의 안정감은 높아졌다.
1라운드 초반 젠지 e스포츠와 그리핀을 상대로 연패를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kt 롤스터를 시작으로 2대1 진땀승을 거두며 연승으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담원은 4주차에 아프리카 프릭스를 2대0으로 제압한 뒤 한화생명e스포츠까지 2대0으로 무너뜨렸다. 리프트 라이벌즈를 마친 뒤에는 함께 6연승을 달리던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정면승부에서 2대0으로 가볍게 승리하며 7연승으로 정규 시즌 2위까지 올라왔다.
2라운드에서는 첫 상대인 킹존 드래곤X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1대2로 패하며 아쉬운 시작을 알렸지만 6주차에 천적으로 불리던 그리핀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두며 그리핀전 13세트 연패를 끊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 아프리카와 한화생명에 연달아 패했지만 kt와 SK텔레콤 T1, 젠지를 연달아 격파하며 정규 시즌 2위를 지켜냈다.
◆ 김건부의 각성으로 완성된 상체
담원의 상승세를 이끈 정글러 김건부는 자르반 4세와 세주아니 같은 챔피언으로 대규모 전투에서 활약했고 9.13 패치 이후 사일러스를 꾸준히 사용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이 같은 활약을 증명하듯 김건부는 MVP 포인트 1,000점으로 정규 시즌 MVP로 선정됐다.
김건부의 재발견은 사일러스라는 챔피언을 발굴하면서 시작된다. 사일러스를 9.13 패치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정규 시즌이 끝날 때까지 꾸준히 사용한 김건부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10개 팀은 서머 시즌에 사일러스를 정글러로 총 21번 사용했고 13승8패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의 승수인 7승(1패)이 김건부의 기록이다. 김건부가 사일러스를 플레이했을 때 KDA는 5.47였고 서머 시즌 정글 사일러스의 평균 KDA인 3.65를 1점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김건부의 두 번째 카드였던 자르반 4세도 5승1패에 KDA 10.5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5주차 킹존과의 1세트였다. 상단에서 장하권의 블라디미르가 선취점을 내주자 곧바로 기습을 감행해 '라스칼' 김광희의 이렐리아를 잡았고 이후 다시 한번 상단으로 올라가 장하권에게 킬을 선사했다. 날카로운 돌파력으로 대규모 전투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며 공을 세웠고 경기 내에서 2킬 1데스 20어시스트로 킬 관여율 91.67%를 기록했다.
◆성적으로 증명된 실력…다전제에서도 통할까
스프링 시즌 5위로 와일드 카드전을 치른 담원은 샌드박스 게이밍을 상대로 2대1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킹존에게 0대3으로 완패했다. 서머 시즌에는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이름을 올린 담원은 SK텔레콤 T1과 25일 대결한다.
서머 정규 시즌 상대 전적은 담원이 2전 전승을 거두고 있고 세트 기준으로 4대1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샌드박스 게이밍을 3대0으로 격파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담원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담원은 서머 시즌 중간에 리프트 라이벌즈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스프링과는 확실히 다른 팀이 됐다.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킹존 드래곤X와 함께 3전 전승을 기록한 담원은 LCK가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LPL, LMS 팀들을 상대로도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제 역할을 다했던 담원이기에 서머 포스트 시즌에서도 업그레이드된 면모를 발휘한다면 스프링과는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