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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SKT의, SKT에 의한, SKT를 위한 무대…PS 중간 결산

[롤챔스] SKT의, SKT에 의한, SKT를 위한 무대…PS 중간 결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19 서머의 결승전 대진은 스프링과 마찬가지다. 스프링에 이어 서머에서도 그리핀이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했고 1주일 동안 치러진 포스트 시즌을 통해 결승전 티켓을 손에 넣은 팀도 SK텔레콤 T1으로 똑같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SK텔레콤의 페이스다. 스프링에서 정규 시즌 2위로 마무리하면서 플레이오프만 치르고 결승에 올라갔던 SK텔레콤은 서머에서는 4위에 그치면서 와일드카드전부터 소화해야 했다. 21일 열린 와일드 카드전에서는 5위 아프리카 프릭스를 2대1로 제압했고 23일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위 샌드박스 게이밍, 25일 플레이오프에서는 2위 담원 게이밍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이어갔다.
[롤챔스] SKT의, SKT에 의한, SKT를 위한 무대…PS 중간 결산
◆포스트 시즌 DNA 발동
SK텔레콤은 전통적으로 포스트 시즌에 강했다. 결승에 직행한 경우도 있었지만 낮은 순위에서 올라간 적도 상당히 많았다. 이번 서머처럼 와일드 카드전부터 결승까지 치고 올라간 기억도 있다.

2017년 서머 정규 시즌을 13승5패, 4위로 마친 SK텔레콤은 와일드 카드전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2대0으로 제압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 갤럭시를 3대0으로 무너뜨렸다. 플레이오프에서 kt를 상대로 1, 2세트를 내줬던 SK텔레콤은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면서 결승까지 진출했다. 당시 결승전에서는 롱주 게이밍에게 1대3으로 패하긴 했지만 SK텔레콤이 포스트 시즌만 되면 달라지는 것은 틀림 없다.
2015년 이후 SK텔레콤 T1의 5전제 기록.
2015년 이후 SK텔레콤 T1의 5전제 기록.
포스트 시즌에 들어선 SK텔레콤의 강점은 5전제를 승리하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단일팀 체제 이후 국내외 대회에 자주 참가한 SK텔레콤은 5전제를 무려 34회나 치렀고 이 가운데 27번을 승리했다. 승률은 무려 79.4%나 된다.

2017년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에서 패한 뒤 2018년에 치른 두 번의 5전제에서 연달아 패하면서 DNA가 사라지는 듯했지만 2019년 지금의 라인업을 구축한 이후 LCK에서 치른 네 번의 5전제는 모두 3대0으로 승리했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G2 e스포츠에게 2대3으로 패하면서 올해 5전제 승률은 80%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주장이자 허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가운데).
SK텔레콤의 주장이자 허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가운데).
◆'페이커'의 다양성
SK텔레콤이 이번 서머 포스트 시즌에서 강세를 보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페이커' 이상혁의 전략적 활용이다. 7년째 LCK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상혁은 정규 시즌에서는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영입된 멤버인 '칸' 김동하, '클리드' 김태민, '테디' 박진성에게 시선이 쏠린 것이 사실이다.

포스트 시즌의 이상혁은 달랐다.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와일드 카드전 첫 세트에서 레넥톤을 가져가면서 변수를 만든 이상혁은 2세트에서 시그니처 챔피언 가운데 하나인 니코를 썼지만 패했다. 3세트에서 키아나를 평생 처음 사용하면서 7킬 1데스 14어시스트로 맹활약한 이상혁은 SK텔레콤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23일 샌드박스 게밍과의 대결에서 보여준 챔피언 선택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1세트에서 에코를 가져가면서 화력을 폭발시켰고 2세트에서는 카사딘으로 전장을 누볐다. KDA 수치는 좋지 않았지만 16레벨 이후에 보여준 화력은 두 번의 콤보로 이즈리얼을 잡아낼 정도였다. 3세트에서 아칼리를 가져가면서 10킬이나 따낸 이상혁은 6세트 모두 다른 챔피언을 사용했다.

◇'페이커' 이상혁 서머 PS 챔피언별 기록
날짜 상대 세트 챔피언 기록(결과)
8월 21일 아프리카 1 레넥톤 4/2/9(승)
8월 21일 아프리카 2 니코 0/1/1(패)
8월 21일 아프리카 3 키아나 7/1/14(승)
8월 23일 샌드박스 1 에코 7/2/4(승)
8월 23일 샌드박스 2 카사딘 5/4/6(승)
8월 23일 샌드박스 3 아칼리 10/2/5(승)
8월 25일 담원 1 르블랑 3/2/5(승)
8월 25일 담원 2 키아나 4/5/7(승)
8월 25일 담원 3 니코 9/0/7(승)

이러한 패턴은 25일 담원 게이밍과의 플레이오프 1세트까지 이어졌다. LCK에서 18번 사용해 16승2패를 기록한 르블랑을 가져간 이상혁은 7세트 7챔피언 페이스를 이어갔고 3킬 2데스 5어시스트로 수치적으로는 부족해 보였지만 담원의 서포터,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암살하려는 의도를 계속 보여주면서 팀이 백도어 전략을 수월하게 풀어가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

매 세트 다른 챔피언을 사용하는 이상혁의 패턴은 담원과의 2세트에서 키아나를 가져가면서 끝났지만 이상혁을 견제하기 위해 담원은 2세트에서는 아지르, 3세트에서는 키아나와 카사딘을 금지시키는 등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 했다.
주전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
주전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
◆전원의 에이스화
SK텔레콤은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9세트를 치르는 동안 통해 주전 5명 모두가 에이스로 성장했다. 아프리카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는 톱 라이너 '칸' 김동하와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이 MVP로 뽑혔고 샌드박스와의 대결에서는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 가세했다. 담원과의 경기에서는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가 3세트에 파이크로 맹위를 떨치면서 MVP로 선정됐다.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의 이름이 없긴 하지만 박진성은 매 세트 기본 이상의 화력을 선보이고 있기에 이미 에이스로 인정을 받은 상태. 담원과의 2세트 막판 '칸' 김동하의 라이즈가 상단으로 백도어를 시도할 때 상대가 중앙으로 몰려 들어오는 상황에서 언덕 위에 버티고 서있으면서 화력을 집중시키던 박진성의 바루스는 비록 MVP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SK텔레콤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매 세트 팀에 필요한 화력을 충분히 쏟아붓고 있는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
매 세트 팀에 필요한 화력을 충분히 쏟아붓고 있는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
서머 정규 시즌에 5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발굴한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가 주전급으로 성장했고 포스트 시즌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고 있음을 증명하면서 SK텔레콤은 진정한 5인 에이스 체제를 갖췄다.

오는 31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리는 LCK 서머 결승전에서 그리핀을 상대로 SK텔레콤이 포스트 시즌의 진정한 제왕임을 입증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오자 수정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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