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추첨식에서 안강현은 본인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배틀그라운드를 잘한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농담으로 치부했지만 개막주차에 SK텔레콤은 배틀그라운드를 잘하는 안강현의 합류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외곽을 돌며 천천히 진입하는 전술을 펼칠 때는 미리 진입한 적들을 상대로 안강현이 본대에서 벗어나 공격 각도를 넓힌 뒤 공격해 손쉽게 격파했고 원이 축소됨에 따라 거점을 옮기는 것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원활하게 이뤄졌다. 경기 내에서 안강현은 지난 시즌 젠지 e스포츠의 '피오' 차승훈처럼 본대를 벗어나 측면을 공략하는 스플릿 운영까지 안정적으로 선보였다.
안강현의 합류로 최승영의 안정적인 운영과 '애더' 정지훈과 '아카드' 임광현의 뛰어난 교전 능력을 앞세운 SK텔레콤은 개막주차에 데이 2위를 두 차례 차지했고 종합 선두에 올랐고 2주차에는 올해 첫 데이 우승까지 거머쥐며 종합 2위와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첫 데이 우승을 차지한 뒤 SK텔레콤의 오더 '제프로카' 최승영은 "이전에는 시즌 도중 팀원을 교체하는 등 이슈가 많아 한 팀으로 뭉쳐 연습한 기간이 짧았는데 안강현은 작년부터 숙소에서 연습생으로 들어와서 어떤 스타일인지 알았기에 팀워크가 잘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안강현의 합류가 실제 팀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추석을 전후로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SK텔레콤은 4주 1일차에 또 한 번 1위에 오르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5주차부터 적들과 동선이 겹치면서 운영이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연속으로 데이 우승을 차지한 OGN 엔투스 포스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6주차에도 다득점에 실패해 1위 탈환에 실패했지만 2위로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진출권을 획득했다.
안강현은 2001년생으로 이제 데뷔한 신예이지만 창단 후 중위권에만 머물던 SK텔레콤의 성적을 확 끌어올렸다. 프로게이머에게 피지컬만큼 중요한 것이 경험이다. 앞으로 오랜시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안강현이 얼마나 더 뛰어난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