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운영위원회는 징동 게이밍과 서진혁이 템퍼링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진혁은 2019년 2월 16일 그리핀과 3년간 전속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후 2019년 5월 31일 그리핀과 징동 간 체결한 임대계약을 통해 징동 소속으로 활동했다.
임대 관련 규정이 존재하는 LCK에서는 서진혁의 신분이 징동에 임대된 그리핀 소속의 선수로 보고 있으며 그리핀과 서진혁은 임대 관련 규정의 적용을 받지만 LPL은 임대 관련 규정이 없어 서진혁은 LPL에서 이적 선수로 취급됐다. 또한 서진혁은 LPL 참가를 위해 2020년 11월까지 선수 참가 동의서를 징동과 작성해 LPL 운영위원회에 제출했다.
◆운영위원회가 발표한 그리핀 사건 경위
이하는 LCK 운영위원회에서 정리한 그리핀 사건 경위이다.
9월 18일 중국에서는 징동 게이밍이 스틸에잇 중국지사장(이하 K 지사장)에게 연락해 서진혁의 이적을 제안했다. K 지사장은 곧바로 조규남 대표(이하 조 대표)에게 관련 사실을 전달해 이적에 대한 그리핀의 의향을 묻고 이적 시 발생할 이적료를 논의했다. K 지사장은 징동에 구체적인 액수의 이적료를 제안했다.
9월 18일 한국에서는 징동이 채팅으로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는 서진혁에게 이적 의향을 확인하며 징동이 그리핀과 서진혁의 이적 건을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그리핀이 거액의 이적료를 요구하기 때문에 징동은 서진혁과 4~5년의 계약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서진혁은 징동에 5년 계약은 너무 길어서 싫고 2년 계약을 희망하나 4년은 고민해보고 회신하겠다고 답했다.
9월 19일 중국의 K 지사장은 일부 중국팀 소속 한국 선수들의 제보를 통해 서진혁이 징동과 이적을 따로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관련 사실을 조 대표에게 공유했다.
9월 21일 조 대표는 서진혁과 1차 면담을 진행했고 서진혁이 징동과 이적 관련 대화를 나눈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행위가 템퍼링 금지 규정에 저촉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음을 언급했다. 서진혁은 템퍼링이 무엇인지 본인의 행동 중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사과했다.
조 대표는 서진혁에게 그리핀에 잔류하고 싶은지 징동으로 이적하고 싶은지 물었고 서진혁은 징동으로 이적 의사가 있음을 전달했다. 조 대표는 본인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면 서진혁에게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고 K지사장에게 전화해 서진혁이 이적을 원하지 계약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K 지사장은 조 대표에게 징동이 5년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달했다.
9월 26일 조 대표는 서진혁에게 K 지사장이 이적에 관해 징동과 이야기했으니 일요일에 상경하면 이야기하자고 메시지를 보냈고 9월 29일 조 대표와 서진혁이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조 대표는 징동과의 계약 옵션 중 3년 또는 5년 계약을 제의했고 서진혁은 3년 계약을 선택했다. 조 대표는 징동이 5년을 원하지만 우리가 강요할 수 없고 5년은 내가 보기에도 좀 긴 것 같다며 3년으로 알고 있겠다고 대답하고 앞으로 K지사장과 진행하라고 했다.
10월 3일 K 지사장은 서진혁에게 연락해 징동이 4년 이상의 계약을 원한다며 4년 계약을 하는 것에 대해 의향을 물었고 이에 서진혁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K 지사장은 징동과의 계약 불발 시 임대 종료 후 그리핀으로 돌아오면 주전 보장이 되지 않기에 연습생 신분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4년 계약하는 것을 재차 추천했고 서진혁은 4년 계약하는 것으로 수긍했다.
K 지사장은 서진혁과 함께 징동으로 가서 계약을 체결을 돕겠다고 했으나 징동 측의 요청에 의해 서진혁만 단독으로 복귀했고 이에 K 지사장은 서진혁에게 징동으로 돌아가면 어떠한 경우에도 단독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말라고 당부했고 조 대표도 별도로 메시지를 통해 서진혁에게 징동과 직접 계약하면 템퍼링이 될 수 있으니 만약 징동에서 이에 관해 물어보면 그리핀과 이야기하라고 전달했다.
10월 5일 징동은 서진혁이 단독으로 숙소에 복귀하자 5년 계약 체결을 제안했고 서진혁은 계약 체결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의사를 밝혔으나 지속된 회유 끝에 징동이 제시한 조건들에 대해 합의했다.
10월 6일 서진혁은 징동과 날인을 진행하고 이 사실을 K 지사장에게 전달했고 K 지사장은 사전에 주의를 줬음에도 왜 계약을 했는지 물으며 서진혁에게 당장 계약서를 회수할 것을 지시했다. 10월 7일 서진혁은 징동이 보관하고 있는 계약서 1부를 회수를 요청했는데 징동은 K 지사장에게 직접 주겠다고 말했다.
10월 8일 K 지사장은 징동에 방문에 그리핀과 협의 없이 서진혁과 계약 체결을 진행한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며 서진혁이 보관 중이던 계약서 1부와 징동이 보관하던 계약서 1부를 회수해 파기했고 K 지사장, 서진혁, 징동 대표가 모두 동석한 자리에서 원 계약서에 부족한 내용을 보충하고 서진혁에게 유리한 사항을 추가하기 위한 부속합의서 내용까지 합의했다.
10월 9일 K 지사장은 서면으로 작성한 부속합의서를 메시지를 통해 서진혁과 징동에 전달해 내용을 충분히 검토할 것을 요청했고 서진혁에게 유리한 조건이 담긴 내용이니 징동의 확인을 받아놓으라고 당부했다. 같은 날 징동은 해당 부속합의서를 출력해 서진혁에게 날인할 것을 제안했고 서진혁은 부속합의서에 날인했다.
10일 서진혁은 한국에 귀국했고 15일 김대호 감독과 접촉해 본인의 계약 과정에 대해 상담했으며 김대호 감독은 16일 개인 방송을 통해 관련 사실을 개인 방송을 통해 폭로했다. 이에 17일 LCK 운영위원회가 사전 조사에 착수했다.
◆탬퍼링-임대 인원 제한 문제없다…협박 여부는 조사 중
사건 경위와 함께 운영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둘러싼 주요 쟁점들에 대한 판단을 전달했다.
먼저 징동과 서진혁에 대해 템퍼링 규정 위반은 없다고 밝혔다. 서진혁은 당시 그리핀 소속으로 징동으로 임대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적 협의 시점에 따라 템퍼링으로 파악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적 당시 징동과 그리핀이 서진혁의 이적에 대해 어느 정도 협의가 있었고 징동이 이러한 협의 사실을 언급했기에 서진혁이 이를 그리핀의 동의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진혁의 소속 상태를 임대로 밝히며 다만 임대 규정이 없는 LPL 참가를 위해 LPL 규정 내에서의 신분 상태와 외부 표시는 이적 선수로 취급됐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제기되는 임대 인원 제한 위반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규정집에는 "각 팀은 해당 팀의 로스터에 포함된 한 명의 선수를 임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며 서진혁과 '래더' 신형섭은 로스터 만료 이후 임대된 경우이므로 제한을 받지 않는다.
조 대표가 서진혁의 이적 과정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챙겼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상기 사건 경위에서 언급되었듯 듯 징동과 서진혁은 이적에 대해 합의를 이뤘으나 최종적인 서면 계약은 날인/체결돼지 않았고 때문에 이적료 지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적 과정에 그리핀의 부당한 압박이나 관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당사자를 대면하여 듣고 소명자료들을 종합하여 계속적으로 확인 중에 있으나 서로간의 진술이 상반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현저히 부족하여 현재로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운영위원회는 계속적으로 해당 사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 나갈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본 사건 당사자들이 수사권한 및 법적 판단 권한을 가지고 있는 외부기관을 통해 강요 또는 협박 여부에 대한 판단 결과를 제출하거나 기타 경로를 통해 강요 또는 협박의 존재 여부가 확인되는 경우 리그 차원에서 단호하고 엄중한 징계를 부과하겠다고 전했다.
운영위원회는 서진혁과 그리핀, 징동 간의 계약에 리그 규정 또는 정책에 위배되는 내용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징계 에정 중이라고 발표했다. 라이엇 코리아는 그리핀이 서진혁의 임대 기간을 본 계약 기간에 셈해 넣지 않았다는 불공정한 규정을 발견했고 이 위반이 다른 계약에도 발생하고 있는지를 조사해 그에 상응하는 리그 차원의 징계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진혁과 징동이 체결하려 했던 계약이 최장 계약 기간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실제로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징동이 부당하게 장기(5년)의 계약을 체결하려고 시도했던 정황을 포착했고 LPL 운영위원회 측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관련 조치에 대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미성년자인 서진혁이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서진혁 선수의 이름으로 체결된 모든 계약을 살펴본 결과 2019년 2월 한국에서 체결된 그리핀과의 선수 계약, 2019년 5월 징동 임대 시 임대동의서 모두 서진혁의 법정대리인이 날인하여 체결됐다.
한편 2019년 10월 중국에서 서진혁이 서명 또는 날인하였다가 파기된 계약서와 부속합의서는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서진혁 본인이 중국에서 직접 서명 또는 날인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중국 법에 의하면 만18세가 되면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직접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상 규명 및 규정 개선 약속
LCK 운영위원회는 이번 발표에 미처 포함시키지 못한 의혹 및 제보 등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며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 중이었던 선수 및 관계자들에 대한 확인도 대회 종료 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사 결과에 따라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검토하고 가능한 시점에 최종 조사 결과와 함께 알리겠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규정상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2020 시즌 전까지 전반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 규정이 도입 취지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