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는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4 결승전 정윤종과의 대결에서 4대2로 승리하면서 정상에 올랐다.
이재호는 만년 기대주였다. 이재호는 2006년 MBC게임 히어로에 입단하면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했다. 염보성과 함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꼽혔던 이재호는 이벤트전이었던 신인왕전에서 우승하면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실제 대회에 출전해서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팀 단위 리그인 프로리그 무대에서는 MBC게임의 확실한 1승 카드로 자리잡았지만 자기 이름을 걸고 출전하는 개인 리그에서는 초반에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 빅파일 MSL에서 4강까지 올라가면서 데뷔 5년 만에 결승 진출을 노렸던 이재호는 당시 최고의 저그로 불렸던 이제동에게 2대3으로 접전 끝에 패하면서 기회를 뒤로 돌렸다.
지난 9년 동안 이재호에게는 4강이라는 기회조차 없었다. 병역의 의무를 마친 뒤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KSL의 문을 계속 두드렸지만 8강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박상현과의 대결을 앞둔 이재호에게 붙었던 수식어는 9년 만에 다시 선 4강 무대였고 박상현을 꺾은 뒤에는 13년 만에 첫 결승으로 바뀌었다. 정윤종과의 결승전에서 전문가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팬들이 정윤종의 우세를 점쳤지만 이재호는 특유의 뚝심으로 버텨내면서 후반을 노렸고 4대2로 승리하며 첫 우승을 달성했다.
이재호는 "2006년 데뷔한 이래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전역 이후에는 더욱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라면서 "모든 대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이번 KSL 시즌4에서 행운이 많이 따르면서 우승까지 해낸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