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PKL을 대신해 진행되는 PGS 한국 대표 선발전은 6주간 진행되던 PKL과 달리 4주 동안 열린다. 1주차에는 오픈 예선이 진행되고 페이즈3 잔류팀과 오픈 예선 통과팀이 또 한 차례 경기를 치른다. 2~3주차에는 PKL 페이즈3 잔류팀과 1주차에서 살아남은 팀들이 맞붙어 16개 팀을 가려내며 마지막 4주차 경기를 통해 PGS 진출팀을 선발한다. 상금은 기존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축소됐고 1위부터 10위까지 차등 지급되던 금액은 1,000만 원으로 동일해졌다.
한국 대표 선발에서 PKL 시드팀이 3주밖에 경기를 치르지 않으면서 일부 팀에서는 문제가 발생했다. 한 관계자는 "후원 계약을 진행한 일부 팀들의 경우 계약한 내용을 이행할 수 없어 후원사와 다시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출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후원사 측에서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총상금이 1위부터 10위까지 1,000만 원으로 균등하게 분배되면서 일부 팀과 선수들 사이에서는 "10위 이내에 들어가면 1,000만 원을 확보하는 것과 최상위권 팀들이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것 똑같은 상황이지만 순위권 상금이 동일해 PGS 진출 안정권에 들어가면 나머지 경기를 위해 전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 PGS 진출이 확정되는 팀들이 등장하면 선발전 막바지에는 경기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라는 우려 섞인 이야기도 나왔다.
지원금 제도 폐지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펍지주식회사가 최저 연봉제 폐지나 1월에 열리는 스매시 컵 등 확정된 내용을 사전에 알렸다. 지원금에 대해서는 아이템 판매 연계 명분의 지원금은 사라지지만 다른 형태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고 12월에 나올 상세한 계획안을 기다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 공지된 계획안에는 지원금 폐지만 나와 있었고 펍지주식회사에 문의해도 대회를 많이 열어주겠다는 답변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다른 관계자는 "일부 영세한 게임단에서는 지원금 전액을 선수 연봉에 보태는데 이런 팀들은 정말 위기에 처할 수 있다. PGS 외에도 다양한 대회가 열린다고 하지만 자금력이 약한 팀들은 그런 대회에 마냥 기다리기도 어렵다. 계약서를 수정하려는 팀들도 있고 한 시즌만 버텨보자는 팀, 해체를 고려하는 팀까지 있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라며 "팀이 해체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돌아갈 것이고 리그의 질적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지금 해체의 기로에 놓인 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팀이 해체되더라도 선수들은 오픈 예선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e스포츠 모드를 경험한 아마추어가 별로 없으니 오픈 슬롯은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연습실과 집은 엄연히 다르고 게임 내에 e스포츠 모드가 없는 상황에서 동료들과 스크림으로 연습하려면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전에 모든 팀과 의견을 조율했다면 좋았겠지만 운영 주체인 펍지주식회사의 독단적 결정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기가 잘못됐다"라며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이 끝나고 빠르게 내년도 운영안을 전달했다면 팀별로 자구책을 내놓거나 팀 운영을 포기하는 등 어떤 결정을 빠르게 내렸을 텐데 2020 시즌 준비를 거의 마친 상황에서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펍지주식회사가 팀들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해 펍지주식회사는 "2020년에 PGS를 새롭게 도입해 연 4회 글로벌 대회마다 출전 프로팀의 추가 수익 창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 리그 아이템의 수익 배분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게임단에 2020년에 운영방식과 지원금 등에 변경이 있을 예정이라는 점은 사전에 안내했다"라고 답했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