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는 원년부터 리그에서 활동하면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스코어' 고동빈과 '마타' 조세형이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2012년 스타테일의 원거리 딜러로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고동빈은 2012년 10월 kt 롤스터가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창단, 애로우즈와 불리츠 2개 팀을 만들 때 불리츠의 원거리 딜러로 활약했다. 2015년 단일팀 체제로 시스템이 바뀌면서 팀을 합칠 때 '애로우' 노동현에게 원거리 딜러 자리를 내주면서 정글러로 변신한 고동빈은 특유의 천재성과 성실성이 합쳐지면서 빼어난 활약을 펼쳐 '앰비션' 강찬용과 함께 포지션 변경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매년 서머 시즌만 되면 더 좋은 활약을 펼쳤고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던 고동빈은 2018년 '스맵' 송경호, '유칼' 손우현, '데프트' 김혁규, '마타' 조세형과 함께 슈퍼팀을 구성해 LCK 서머 우승을 차지했고 월드 챔피언십에도 진출했다. 같은 해 열린 아시안게임에도 '피넛' 한왕호와 함께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은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9년 '엄티' 엄성현과 함께 시즌을 소화한 고동빈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공식 은퇴를 선언하면서 8년 동안의 LoL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kt 롤스터에서 고동빈과 2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서포터 '마타' 조세형도 선수 생활을 마치고 지도자로 전향했다. 조세형은 2012년 MVP 블루 소속으로 공식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고 2013년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에서 우승하면서 주목 받았다. 2013년 월드 챔피언십이 시작되기 직전에 MVP가 삼성 갤럭시에 인수되면서 삼성 유니폼을 입고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조세형은 첫 해에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이듬해인 2014년 삼성 화이트를 우승까지 이끌었다. 2015년 중국팀으로 건너가 비시 게이밍, 로얄 네버 기브업을 거치면서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던 조세형은 2017년 한국으로 돌아와서 kt 롤스터 소속으로 활동했고 2018년 롤드컵 무대를 다시 밟았다.
2019년 드림팀이라 불렸던 SK텔레콤 T1의 일원으로 스프링 우승과 서머 우승을 이끌었던 조세형은 롤드컵에 출전했지만 '에포트' 이상호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면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뒤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조세형은 중국팀인 로얄 네버 기브업의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지도자로 변신했다.
'마타' 조세형과 함께 2014년 삼성 갤럭시 화이트의 롤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미드 라이너 '폰' 허원석도 은퇴를 선언했다. 2019년 킹존 드래곤X로 이적해 스프링 시즌을 소화했던 허원석은 서머 시즌을 앞두고 로스터에 갑자기 빠졌다. 서머 시즌이 끝난 9월말 자신의 SNS에 은퇴하겠다는 말을 남긴 허원석은 "세팅 강박증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건강 이상 징후가 있었음을 밝히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주장을 맡았던 '상윤' 권상윤도 은퇴를 선언했다. 아나키라는 팀을 꾸려 LCK에 깜짝 등장했고 아프리카 프릭스와 락스 타이거즈를 거쳐 한화생명e스포츠까지 주전 원거리 딜러로 활약했던 권상윤은 "선수 생활은 여기에서 마치지만 스트리머로 더 자주, 더 많은 팬들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스트리머로 전향했다. 권상윤은 2020년 챌린저스 스프링 예선에 깜짝 출전하기도 했지만 본선에 오르지는 못했다.
스타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서 '국본'이라 불리면서 인기를 얻었던 정명훈도 은퇴를 선언했다. 정명훈은 스타크래프트 시절 최연성 당시 코치의 수제자라고 불리면서 저그 잡는 메카닉 전략을 현실화시키면서 주목을 받았다. 2008년 인크루트 스타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다음해 바투 스타리그에서 이제동과 명승부를 연출했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던 정명훈은 박카스 스타리그 2010에서 우승하면서 2인자의 멍에를 떨쳐내는 듯했다. 하지만 진에어 스타리그와 티빙 스타리그에서 허영무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1회 우승과 4회 준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을 바꾼 뒤에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정명훈은 2018년 전역 이후 스타2 선수를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목을 끌었지만 2019년 GSL VS 더 월드 대회와 BJ 멸망전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샌드박스 게이밍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코치로 발탁된 정명훈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닌 다른 종목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 그라운드(이하 펍지) 종목에서 맹활약했던 선수들도 일부 은퇴를 선언했다. 젠지 e스포츠 펍지 팀을 PKL 우승과 PGC 우승으로 이끌었던 '태민' 강태민이 은퇴했고 리그 초창기부터 출전하면서 맥스틸, 데토네이션을 거쳐 오피 게이밍을 이끌었던 '기켄' 김태광도 재계약을 하지 않은 뒤 은퇴를 결정했다.
은퇴를 발표했다가 번복한 경우도 있다. 2018년 킹존 드래곤X의 스프링 우승을 이끌었던 '프레이' 김종인은 2019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하지 않으면서 휴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가 4월 중순 선수 생활을 그만 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원거리 딜러를 구하고 있던 kt 롤스터가 김종인을 찾아가 삼고초려하면서 김종인은 은퇴하기로 했던 마음을 돌렸고 서머에서 복귀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