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이 불가능할 것만 같은 게임 업계에서도 10년이 넘은 게임이 PC방 점유율 톱10에 재진입하면서 화제를 모은 게임이 있다. 노력하면 게임도 역주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카트라이더(이하 카트)가 그 주인공이다.
카트는 지난 12월 PC방 순위 톱 10에 진입했다. 2월1일 기준으로는 메이플스토리, 스타크래프트, 던전앤파이터를 제치고 7위까지 상승하면서 게임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또한 11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최고 동시 접속자수가 약 260% 증가하는 등 믿기 힘든 지표를 쏟아냈다.
카트가 PC방 순위 역주행이라는 기적을 일궈낸 데 카트 리그도 한 몫을 거들었다. '황제'라고 불리던 문호준이 선봉에 섰고 유영혁, 박인수, 유창현, 강석인 등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팬들을 넥슨 아레나로 모았다.
◆급속도로 진행된 프로화...5개 프로팀 참여
카트 리그는 지난 2019년 시즌1부터 본선에 진출한 8개팀 중에서 5개팀이 정식으로 창단되거나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프로 e스포츠 대회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팬들 역시 흐름에 발맞춰 연일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카트 리그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현재 카트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프로팀은 한화생명e스포츠(네이밍 후원), 샌드박스 게이밍, 아프리카 프릭스, 락스 게이밍, 오즈 게이밍 등이다. 이 중 네 팀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리그(이하 롤챔스)에서도 이름을 볼 수 있는 탄탄한 기업들이다.
넥슨은 카트 리그 선수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프로팀에게는 브랜드 홍보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실질적인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가동하면서 게임과 e스포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넥슨은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 드는 개발비부터 온라인에서 금전적 거래가 이뤄졌을 때 나오는 수수료까지 다양한 비용이 들지만 넥슨은 판매금액의 100%를 팀에게 지급한다. 넥슨이 중간에 챙기는 금액은 1원도 없다. 오히려 아이템 개발, 게임 내 상점 배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부 부담하고 있다.
◆팬덤 확대...현장은 인산인해
카트 리그의 흥행은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다. 이전에는 넥슨 아레나의 1층도 채우지 못하고 리그가 진행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지만 최근에는 자리가 없어 현장을 찾았다가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팬도 생겨났다. 매 경기 때마다 최소 300명 이상의 팬들이 몰리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10년 만에 야외 결승을 치른 카트 리그는 전성기 시절에도 불가능했던 만원 관중을 모으고 있다.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즌1 결승전에 2,000명이 모였고 고려대학교 화정 체육관에서 열린 시즌2 결승전에는 무려 3,500명이 넘는 팬들이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결승전에 참가한 선수들은 수많은 관중들을 보며 감격하기도 했다.
문호준을 필두로 개인 팬덤 또한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롤챔스처럼 경기가 끝난 뒤 선수 팬미팅을 따로 진행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선수를 보기 위해 팬들은 전날부터 줄을 서면서 카트라이더 리그 인기를 증명했다.
◆시청자수 폭발적인 증가...결승전 누적 시청자수 47만 돌파
카트 리그의 인기는 객관적인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결승전이 누적 시청자수 47만을 돌파하며 토종 e스포츠의 저력을 보여줬다. 시즌1 결승전은 네이버와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생중계됐고 최고 동시 시청자수 6만, 누적 시청자수 47만 기록을 세웠다.
지난 해부터 PC방 순위 역주행으로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여줬던 카트라이더의 인기에 리그 흥행도 어느 정도 점쳐진 상황이었다. 본선이 진행될 때도 카트라이더는 누적 시청자수 10만을 꾸준히 유지하며 국산 종목 중 가장 높은 시청자수 기록을 세웠다. 누적 시청자수 47만은 그동안 국산 종목 e스포츠 리그가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수치다.
역주행의 신화를 이뤄낸 카트 리그는 국산 게임 가운데 가장 성공한 e스포츠 리그로 우뚝 섰음은 물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e스포츠 업계의 '뉴트로'를 이끄는 리더로 입지를 굳혔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